"SMR에서 블루 암모니아까지"…DL이앤씨, 친환경 에너지로 새판 짠다

SMR 설계사 엑스에너지와 협력, 친환경 연료 생산 확대
CCUS 기술 본격 진출…북미 블루 암모니아 시장 공략 가속

포천복합화력발전소 전경./DL이앤씨 제공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DL이앤씨(375500)가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기반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소형모듈원전(SMR)과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등 미래 핵심 기술을 고도화하고, 건설 분야에서 쌓은 역량을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소형모듈원전 분야 집중투자

핵심 축은 SMR 분야다. DL이앤씨는 SMR 설계 전문 기업 '엑스에너지'(X-energy)에 2023년부터 약 2000만 달러(약 300억 원)를 투자하며 전략적 파트너로 협력 중이다.

엑스에너지는 미국 정부의 선진원자로 실증사업(ARDP) 대상 기업으로 선정돼 12억 달러(약 1조 7000억 원)의 보조금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최대 화학기업 다우(Dow)와 SMR 초도호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기술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 높다. 엑스에너지는 올해 2월 아마존 등으로부터 7억 달러(약 1조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상업성과 안정성을 입증했다.

DL이앤씨는 SMR을 단순 발전용에 그치지 않고, 고온 열원을 활용해 수소와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 생산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SMR 가동 시 발생하는 600도 이상의 고온을 이용해 통합 에너지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는 초기부터 엑스에너지의 EPC(설계·조달·시공) 파트너로 참여했다"며 "이 같은 경험은 향후 SMR 표준화가 본격화될 경우, 연속적인 수주 기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CCUS 기술로 탄소중립 시장 공략 가소

또 다른 미래 성장 분야인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2022년에는 자회사 카본코(Carbonco)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했다.

석유화학과 발전 산업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분야인 만큼 관련 기술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DL그룹은 지난해 11월 캐나다 비료 회사 제네시스 퍼틸라이저스(Genesis Fertilizers)와 비료 공장 설계 및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플랜트는 천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블루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친환경 공장이다. DL이앤씨가 기본설계(FEED)를 맡고, 카본코는 CCUS 기술을 공급한다.

이번 수주는 북미 블루 암모니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평가된다. 앞서 DL이앤씨는 사우디아라비아 마덴(Ma’aden) 암모니아 공장 2·3호기를 EPC 방식으로 시공해 하루 최대 6600톤 생산 규모의 세계 최대 공장을 완공한 바 있다.

2호기는 2016년, 3호기는 2022년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친환경 플랜트 발주가 늘어나면서 DL이앤씨의 북미 추가 수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카본코는 CCUS 기술 중 핵심인 이산화탄소 흡수제 개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실증 테스트 중인 흡수제는 기존 모노에탄올아민(MEA) 대비 에너지 소비를 46% 이상 줄였다. 고효율 기술력을 기반으로, 카본코는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광물탄산화 기술로 탄소 저장 혁신 추진

DL이앤씨는 탄소중립을 위한 또 다른 기술인 '광물탄산화' 분야에도 진출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고체 형태의 탄산칼슘이나 탄산마그네슘으로 전환해 저장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7월에는 국책 과제인 '폐광산 활용 탄소저장 실증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국내 기업이 육상 탄소 저장소 개발에 나선 첫 사례다.

DL이앤씨는 제철소 굴뚝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슬래그(제철 부산물)와 혼합해 고체화한 후, 폐갱도에 매립·저장하는 방식을 활용할 방침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소형모듈원전(SMR)과 탄소중립 핵심 기술인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등 미래 기술을 고도화하고, 건설 산업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활용해 신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라고 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