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흥옌에 'K-산단' 실현…신속 행정·공공 플랫폼 주목
[K-건설, 글로벌 승부수]⑤-2 이지순 VTK 법인장·차영호 주재원
집단 협상력·맞춤 서비스로 중소기업 동반 성장 이끈다
- 조용훈 기자
(베트남 흥옌성=뉴스1) 조용훈 기자 = 한국형 산업단지 모델이 베트남 흥옌 클린산업단지에서 성공적으로 구현됐다. 인허가, 세제, 현지 맞춤형 지원이 제도화된 '신뢰 플랫폼'이 한국 기업의 안정적인 안착을 뒷받침하고 있다.
준공 이후 흥옌 클린산업단지는 대관업무와 특화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베 경제협력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17일 흥옌 클린산업단지에서 만난 이지순 VTK(Vietnam Together Korea) 법인장과 차영호 VTK 파견 주재원은 직접적인 대관업무 수행과 현지 맞춤형 서비스가 이 산업단지 성공의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말했다.
흥옌 클린산업단지는 베트남 내 한국기업 전용 최초 한국형 산업단지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등 국내 컨소시엄과 베트남 TDH 에코랜드의 합작법인 VTK가 운영을 총괄한다. 이지순 법인장은 "143만 1000㎡(43만 평)에 달하는 대규모 부지 내에 현지에서 공공기관 담당자가 토지 매입, 인허가, 공장 건축과 운영까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단지는 인허가와 토지보상 등 까다로운 대관업무를 VTK가 직접 수행한다는 점에서, 기존 외국계 기업들의 현지 컨설턴트 의존 방식과는 확연히 다르다. 차영호 VTK 주재원은 "베트남 정부와 현지 협력사와의 소통을 통해 제도적 차이와 행정 장벽을 실질적으로 해소했고, 입주기업 권리 확보 그리고 축적된 성공 경험이 신뢰 기반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장 경험은 2차·3차 산업단지 개발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기업 투자 안정성 구조에 대해 이지순 법인장은 "흥옌 클린산단 입주 기업은 기반시설이 완비된 부지에 대한 적법한 권리를 확보하고, 토지 임대 및 이용 기간도 명확히 보장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임대 토지사용권(LURC)을 통해 공식 문서를 취득하고, 사업 전 주기에 걸쳐 높은 예측 가능성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강점"이라고 부연했다.
인허가 처리의 신속함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차영호 주재원은 "정보 부족, 사기, 언어 장벽 등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VTK가 투자 등록부터 부동산 권리 취득까지 주요 절차를 처음부터 끝까지 신속하게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역량은 한-베 정부 간 파트너십과 국내 산업단지에서 쌓아온 60년 노하우의 결실이다. 그는 "직접 인허가, 토지보상 등 현지에서 쌓은 경험이 2차, 3차 산단 개발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신뢰 기반의 플랫폼 덕분에 흥옌 클린산단은 모든 입주 가구에 6년간 법인세 혜택(2년 면제, 4년 50% 감면)을 제공하고, 하이테크 및 부품·소재기업에는 15년간 10% 우대세율, 부가세 면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했다.
IT지원센터, 은행, 물류·HR·한식 레스토랑, 중앙조리실 등 실질 지원시설이 순차적으로 들어서며, 데이터센터와 추가 복지 인프라도 단계적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이지순 법인장은 "한-베 양국의 행정 협력과 실질적인 신속 지원이 국내외 진출기업의 안정적 안착과 사업 확장의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입지도 뛰어나다. 차영호 주재원은 "하노이에서 약 30km 거리의 교통·물류 요충지에 위치해 있고, 노이바이공항과 하이퐁항, 순환고속도로 등과 가까워 교통 경쟁력이 높다"며, "토지가격도 기존 산업지 밀집지보다 30% 저렴하다"고 전했다. 또 "정전, 태풍 등 재해 위험이 적고, 전기·용수·통신 등 인프라 공급이 안정적이라는 점이 현장기업 실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포인트로 꼽힌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속하고 신뢰에 기반한 플랫폼형 지원, 현지화 전략, 한-베 정부의 긴밀한 공조 아래 조성된 고도화된 인프라는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의 성장 기반을 한층 두텁게 하고 있다. 이지순 법인장은 "앞으로도 베트남과 한국 양국의 경제협력을 넓히고, 국내외 진출기업이 동반 성장하는 플랫폼 산단을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지순 VTK 법인장·LH 해외건설사업단장
△1966년생 △대한주택공사 입사(1990.10)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사처장(2020) △한국토지주택공사 비서실장(2021) △한국토지주택공사 글로벌사업처장(2022~2023) △한국토지주택공사 지역균형발전본부장(2023.11~2023.12) △VTK 법인장·LH 해외건설사업단장
◇차영호 VTK 파견 주재원·LH 차장
△1974년생 △대한주택공사 입사(2006.10) △한국토지주택공사 글로벌사업처 차장(2020~2021) △LH 베트남 사무소 파견 주재원(2022~2023.12) △VTK 파견 주재원·LH 차장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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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국내 주택·SOC 시장의 급격한 위축 속에서, 건설사들의 생존 경쟁이 해외로 본격 옮겨가고 있다. 체코 원전, 사우디 발전소, 미국 제조공장 등 전략적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지며 K-건설의 글로벌 경쟁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뉴스1'은 산업설비·SMR 등 차세대 수주 품목, 지역 다변화 전략, 정부와 업계의 협력 방안을 중심으로 우리 건설사의 해외 재도약 가능성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