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00억 투자, 10년 대장정"…대우건설, 베트남 흥옌 신도시 스타트

[K-건설, 글로벌 승부수]④-1 산단·교통 갖추고 2027년 분양 목표
본격 공사 전 '기대감' 고조…도시계획부터 운영까지 체계 구축

편집자주 ...국내 주택·SOC 시장의 급격한 위축 속에서, 건설사들의 생존 경쟁이 해외로 본격 옮겨가고 있다. 체코 원전, 사우디 발전소, 미국 제조공장 등 전략적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지며 K-건설의 글로벌 경쟁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뉴스1'은 산업설비·SMR 등 차세대 수주 품목, 지역 다변화 전략, 정부와 업계의 협력 방안을 중심으로 우리 건설사의 해외 재도약 가능성을 살펴본다.

베트남 끼엔장 신도시 개발 예정 부지.2025.7.18/뉴스1 ⓒ News1 조용훈 기자

(베트남 흥옌성=뉴스1) 조용훈 기자 = 지난 18일 찾은 베트남 흥옌성(구 타이빈성) 끼엔장 신도시 개발 현장. 끝없이 펼쳐진 평야 위로 뜨거운 열기와 함께 새로운 도시의 가능성이 교차하고 있었다.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진 않았지만, 광활한 들녘 한가운데에는 곧 변화의 중심지가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돌았다.

5200억 원 투입, 대우건설이 그리는 '흥옌의 꿈'

23일 대우건설(047040)에 따르면,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향후 10년간 약 3억 9000만 달러(5200억 원)를 투입해 흥옌성 도심을 신도시로 조성한다. 특히 올해 7월 베트남 정부가 타이빈성을 흥옌성에 공식 통합하면서, 이번 행정구역 개편이 개발 환경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베트남 흥옌성 끼엔장 신도시 개발 사업지.(대우건설 제공)

프로젝트 사업지는 시청과 성 인민위원회, 빈콤플라자 등 주요 시설과 2㎞ 이내라는 뛰어난 입지에 위치해 있다. 전체 96.37ha(29만 평) 면적 중 99.2%가 농업용지 또는 도로로 이뤄져 있어 토지 보상 등 후속 절차의 신속한 진행이 기대된다. 1402가구의 빌라와 6개 아파트 블록(일반 5·사회주택 1), 대형 상업시설과 호텔, 오피스 등 복합 개발계획도 수립되어 있다.

현지에서는 도시계획, 토지보상, 인허가, 자금 조달, 시공과 분양, 운영 등 모든 단계가 치밀하게 준비되고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김한진 대우건설 책임은 "행정기구 구역 개편 영향에 따라 사업 일정이 더욱 중요한 만큼, 현지 정부 주도로 농지 보상이 차질 없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중순 본격 착공을 목표로, 2026년 보상 마무리 후 2027년 초 분양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빌라에는 영구 사용권, 아파트에는 50년 사용권이 부여되며, 현지인의 경우 사용권 연장이 용이하다. 외국인도 별도 승인 절차를 통해 분양 참여가 가능하다. 전체 분양 규모는 5000가구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며, 동·위치별 가격 차별화와 점진적 인상 전략도 마련돼 있다.

김한진 대우건설 책임(왼쪽), 김승환 대우건설 책임. 2025.7.18/뉴스1 ⓒ News1 조용훈 기자
"인구 300만 시대"…신흥 산업도시로 부상하는 흥옌성

흥옌성은 최근 베트남 정부의 행정구역 개편으로 타이빈성과 통합되면서 행정단위가 대폭 확장됐다. 통합 이후 흥옌성과 타이빈성의 인구는 약 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전체 면적도 2400~2500㎢ 수준에 달한다.

김승환 대우건설 책임은 "흥옌성은 젊은 노동력을 바탕으로 경제특구 및 산업단지와 연계된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약 2000ha의 산업단지가 운영 중이며, 미국·한국·대만·중국 등 글로벌 기업도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교통 인프라 역시 빠르게 확충되고 있다. 흥옌~하노이 고속도로, 하이퐁 해안도로, 닌빈~하이퐁 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와 함께 산업입지의 강점이 부각된다. 인근엔 대기업 공장, 대규모 LNG 발전소 등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베트남 흥옌성 끼엔장 신도시 개발 사업지.(대우건설 제공)

이번 신도시 개발은 단순한 토지 분할이나 민간 건설에 그치지 않고, 사업 기획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한국형 신도시 모델이 핵심이다. 김승환 책임은 "베트남 스타레이크 등 국내외 여러 성공 경험을 토대로, 흥옌성에 고품질의 주거상품과 인프라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젊은층의 부동산 수요 확대, 토지법 개정으로 인한 가격 상승, 신속한 보상 절차 등 각종 요인이 복합 호재가 되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평야와 논밭이 펼쳐진 현장 일대에는, 머지않아 크레인과 불도저가 들어서 도시의 풍경마저 완전히 새로워질 전망이다. 빈콤플라자 등 인근 생활편의시설과 하노이·하이퐁 등 주요 거점 도시와의 연결성도 앞으로의 신도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