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교통사고 중증환자 몰리는 국내 유일 재활병원…병상 가동률 80%
교통사고·외상환자 재활 집중…전국서 환자 전원 지속 증가
외상환자도 5년 만에 7배 증가, 시설 업그레이드 지속
- 김동규 기자
(양평=뉴스1) 김동규 기자
"자동차 사고로 중증 장애를 입은 분들이 갈 곳이 많지 않았습니다. 이런 분들을 위한 국내 유일의 재활 기관이 국립교통재활병원입니다."(방문석 국립교통재활병원장)
지난 10일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국립교통재활병원 운동치료실에서는 수십 명의 교통사고 부상자들이 재활 치료를 받고 있었다.
국립교통재활병원은 국토교통부가 교통사고 후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2014년 설립한 기관으로, 현재 서울대학교 병원이 위탁 운영 중이다. 아급성기(사고 후 8일~21일) 환자에게 집중 재활 치료를 제공해 장애 발생을 줄이고, 빠른 사회 복귀를 지원하고 있다.
이 병원은 교통사고 환자 중심의 재활을 넘어 중증외상환자까지 범위를 확대하면서 아시아 최대 재활 전문기관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의료계가 의정 갈등을 겪는 기간에도 국립교통재활병원은 전문의 중심의 병원이라는 강점을 살려 운영을 이어나갔다. 국내 최대 규모의 로봇 재활치료실을 비롯해 수(水)치료실, 운전 재활 장비, 기능 강화 치료실 등 특수 재활 인프라를 갖춰 다양한 재활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날 방문한 로봇치료실과 운동치료실, 수치료실에서는 여러 환자가 치료사들의 안내에 따라 재활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었다. 병원 관계자는 "다양한 유형의 교통사고 부상자들이 병원에 오지만 대부분 길을 걷다가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하신 분들이 많다"며 "개별 부상자들이 필요로 하는 재활치료를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는 교통사고 환자뿐 아니라 다양한 원인의 외상환자들도 꾸준히 입원하고 있다. 중증외상재활 역량 강화를 위해 외상외과와 성형외과를 신설했고, 상처전담 간호사도 배치했다. 또 다발성 외상환자와 중증장애환자를 위한 인공신장실 개소, 내과·재활의학과 전문의 증원 등도 시행했다.
지난 2월 발생한 세종~포천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로 척추와 다리 골절 등 다발성 손상을 입은 A 씨는 응급 치료 후 이곳으로 전원됐다. 입원 당시 휠체어 없이는 거동이 어려웠던 A 씨는 3개월 간의 집중 재활치료를 통해 현재는 보행 보조기구를 통해 혼자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병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일평균 재원환자는 217명이며, 이 가운데 교통사고 환자는 44.8%, 외상환자는 55.9%를 차지한다. 전국 권역외상센터 등으로부터 이곳으로 전원된 외상환자 수도 2019년 73명에서 지난해 517명으로 5년 사이 약 7배 이상 증가했다.
병원은 시설 개선도 지속하고 있다. 올해 3월까지 약 1년 3개월 간의 병동 리모델링을 진행해 3인실 신설과 샤워실 개선 등 병실 환경을 개선했다. 병동 수는 6개에서 7개로, 병상 수도 234개에서 273개로 늘었다.
입원과 외래의 강점을 결합한 집중재활치료시설인 '주간재활관'도 이달 착공해 2027년 2월 개관 예정이다. 이 시설은 입원환자와 동일한 프로그램을 낮 동안 제공하고 귀가할 수 있는 형태로 운영된다. 치료공간 분리와 입원 수준의 재활치료를 통해 재입원 방지와 조기 사회 복귀를 돕는다.
방문석 병원장은 "앞으로도 중증 외상 재활 분야에서 쌓은 임상 경험과 치료 역량을 바탕으로 의료기술 개발과 정책 개선에 기여할 예정"이라며 "단순 치료를 넘어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중증 외상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한 사회 복귀를 지속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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