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에 서울 아파트값 진정세…공급난 등에 반등 우려 여전

대출규제 극약처방에 집값 숨고르기…7월 1주 0.29% 기록
전세 불안·공급 절벽 지속…정비사업·이주비 대출도 '비상'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에 아파트 매매 및 전월세 매물 시세가 게시돼 있다. 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6·27 대출 규제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2주 연속 상승폭이 줄며 단기 진정세에 접어들었다. 갑작스러운 규제 발표가 시장에 즉각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공급 확대와 시장 안정 대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집값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출 규제 영향에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2주 연속 둔화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6월 4주 0.43%에서 6월 5주 0.40%, 7월 1주 0.29%로 둔화됐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 원으로 제한되고 실수요 외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 크다. 시장에서는 과열 양상이 일단 진정됐지만 집값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전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 조정은 경기와 금융안정, 시장 불확실성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반기 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대출규제 효과가 일부 상쇄되며 매수심리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공급절벽·전세 불안 여전…집값 반등 우려 커져

공급 부족과 전세시장 불안, 매수 대기수요 등 구조적 요인 역시 여전히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 수석위원은 "대출규제와 금리 동결로 단기적으로 거래가 위축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공급 확대 없이는 집값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6·27 대출규제 이후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주비 대출 한도가 6억 원으로 제한되면서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에서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공사 자체 지원을 제외한 이주비 대출이 막히며, 대형 건설사 중심의 수주 경쟁이 심화되고, 중소·중견 건설사의 입지가 약화되는 등 시장 양극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공사비 상승 역시 정비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자금 조달이 어려운 조합과 시공사들은 사업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서울의 신규 주택공급이 단기간에 늘어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세시장 역시 매물 감소와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불안정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07%에서 0.08%로 상승폭이 커지며 23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 4000가구에 불과해, 연간 신규 수요인 약 5만 4000가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처럼 전세 불안과 공급 부족, 대출 규제의 부작용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