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정수장이 카페·전시장으로…과거·미래 잇는 우수 건축자산

세종시 우수 건축자산 '조치원 1927아트센터·문화정원' 가보니
"기존 건물 외형 유지, 새로운 목적을 위한 장소로 재탄생"

세종시 조치원 1927아트센터. /신현우 기자

(세종=뉴스1) 신현우 기자

전국에 훌륭한 건축자산이 많은데, 특히 우수 건축자산은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방치나 멸실되면 국가적인 손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보존하기 위해 정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6일 찾은 세종시 조치원 1927아트센터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했다. 근현대 공장의 전형적인 형태인 '목조 트러스 구조'를 일부 유지하면서 문화휴식공간으로 활용됐다. 이어 방문한 조치원 문화정원은 외형을 그대로 보존한 정수장 등의 시설을 활용해 전시·체험·휴식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세종시 우수 건축자산으로 등록된 이들 공간은 기존 건물 외형을 유지하면서 일부 리모델링을 거쳐 새로운 목적을 위한 장소로 재탄생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건축자산으로 지정된 게 6624곳이 있는데 우수 건축자산은 이날 포함된 세종시 조치원 1927아트센터 등 27곳"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시 우수 건축자산 제1호로 등록된 조치원 문화정원의 경우 1935년 정수장으로 조성돼 2013년부터 폐쇄·방치됐던 곳을 개발한 것이다. 세종시 제2호 우수 건축자산인 조치원 1927아트센터는 과거 섬유공장·제지공장 등으로 활용되다 폐쇄·방치된 곳을 활용했다.

조치원 문화정원을 운영 중인 이정주 두잉지프로젝트 대표는 "외형을 보존한 정수장 등을 활용하고 있는데, 자연환경과 함께 어우러져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축자산은 현재·미래에 유효한 사회·경제·경관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건축문화 진흥 및 지역 정체성 형성에 기여하는 건축물 등을 말한다. 대부분 건축물로, 공간 환경·기반시설 등이 포함되나 국가유산은 해당하지 않는다.

더불어 해당 건축물 등의 소유주는 지자체에 우수 건축자산으로 신청할 수 있다. 지자체 평가를 거쳐 등록된 우수 건축물의 경우 건폐율, 조경 면적·부설주차장 설치 등 건축 규제를 완화해 적용받을 수 있다.

조치원 문화정원 정수장 시설. /신현우 기자

정부는 우수 건축자산 보존을 위해 적극 나설 계획이다. 우선 국토부는 '제3차 건축자산 진흥 기본계획(2026~2030년)'을 수립한다. 이달 중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해 연내 수립 완료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계획에는 우수한 건축자산이 지역의 도시건축·문화·관광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실효적 제도 개선방안 등을 담을 계획이다.

장우철 국토부 건축정책관은 "지역 정체성과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건축자산은 방치하면 흉물이 되지만, 잘만 보전·활용하면 쇠퇴하고 있는 도시를 재생하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훌륭한 도시건축자산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더 좋은 건축이 더 좋은 사람, 더 좋은 사회를 만든다며, 우수한 도시건축자산을 창출할 수 있도록 앞으로 제도적 기반 마련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