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수혜' 톡톡…사람도 일자리도 모이는 평택[지방소멸은 없다]

6라인 완성 시 고용인원 130만명 예상…생산유발효과 550조
근로자 모여들자 '월셋값'도 들썩…"서울보다도 비싸다"

편집자주 ...영영 사라져 없어지는 것. '소멸'이라는 말의 의미가 이토록 무섭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우리 옆의 이웃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숙제를 힘 모아 풀어나가야 할 때입니다. 그 현실과 고민을 함께 생각합니다.

해당 부지에는 반도체 생산 6라인이 들어설 에정이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 물류센터 전경. (평택도시공사 제공)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식당에 자리가 없네. 조금만 늦게 나오면 한참 기다려야 된다니까요."

지난 7일 찾은 평택 고덕동 산업 단지. 점심시간이 되자 안전모와 조끼를 입은 수백명이 쏟아져 나왔다. 인근 식당은 금세 근로자들로 가득 찼고, 편의점 앞은 식사를 일찌감치 마치고 나온 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식당에서 근로자를 실어 나르기 위해 보낸 셔틀버스도 적지 않게 보였다.

평택의 점심시간은 여느 대도시 못지않게 바쁘게 돌아갔다. 낮 12시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바빠 보인다"고 묻자 "근로자가 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답이 돌아왔다. 인근에는 노점상이 우후죽순 생겨나기도 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들어선 영향이다. 지난 2017년 가동된 이후 임직원 1만명과 협력사 직원 6만~7만여명으로 총 8만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상주하고 있으며, 올해 말에는 1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10년 전 인구 40만명의 소도시에 불과했던 평택은 이젠 60만명을 목전에 둔 중소도시까지 성장했다.

평택캠퍼스에는 총 289만㎡ 규모로 반도체 생산라인이 6개(P1~P6)가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1~3라인이 가동하고 있으며, 4라인은 2024년 10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5~6라인은 2030년 가동을 목표로 착공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특히 비교적 경기 영향을 덜 받는 파운드리로 계획돼 확정적 인구유입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파운드리는 6개월 전 선주문을 받고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6라인까지 완성되면 평택캠퍼스 부지조성까지 포함해 생산유발효과는 550조원, 고용인원은 13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한 기반시설도 차근차근 마련되고 있다. 택지개발만 끝내놓은 허허벌판인 곳도 있지만, 이미 주택까지 다 지어 입주를 끝마친 곳도 있다.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경기주택도시공사(GH)·경기도와 평택도시공사가 주택 및 공원 등 고덕국제화계획지구 개발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오는 2025년12월31일 준공될 예정이다.

김태완 평택도시공사 고덕사업단 단장은 "현재 공사는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업무시설부지와 시장 부지 등을 조성하고 있다"며 "2025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덕국제화계획지구 전경.(평택도시공사 제공)

◇ 역전세난? 아니 매물부족…'월셋값'도 쑥

"전월세 찾는 사람이 엄청 많죠."

평택의 임대차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전월세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역전세난 우려와는 달리 매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평택시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172건으로 인구가 20만명 이상 많은 부천(902건) 보다 200여건 이상 많다.

월세 시세도 계속 오르는 추세다. 인근 중개사들은 '서울만큼 비싸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고덕국제신도시 내 전용면적 84㎡ 아파트 기준 월 임차료는 150만원대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고덕동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수요가 늘면서 월세가 그동안 많이 올랐다"며 "보증금에서 차이가 있지만 월세만 놓고 보면 서울보다 비싸다는 얘기까지 있다"고 했다.

평택의 시장 분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제 5~6라인 등 추가적인 공사가 남아있는 만큼 근로자가 평택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B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직 평택 캠퍼스 내 공장이 더 지어질 예정이고, 인근 브레인시티와 고덕 등 공사가 많이 남아 있어 평택을 찾는 근로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