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복터널 사고, 시공·감리·관리 총체적 부실”…코레일에 과징금 부과 검토(종합)

하자보수공사 때 천정에 부착한 탄소섬유시트 떨어져

1일 대전 조차장역 인근에서 부산에서 출발한 수서행 SRT 열차.(대전소방본부 제공) 2022.7.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통복터널 전차선 단전사고는 하자보수공사(단면보수) 과정에서 부적절한 재료가 검토 없이 쓰여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도체인 탄소섬유시트(부직포)를 사용하고, 시공방법도 위반해 사고를 키웠다는 것이다. 정부는 관리 감독 미비를 이유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8일 통북터널 사고원인 분석 및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 사항 마련을 위해 민간자문단 특별위원회를 구성·운영한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30일 발생한 통복터널 사고는 수서평택고속선 지제역과 남산 분기부 사이의 터널에서 발생(상선, 수서기점 58.663km)한 전차선 단전 및 차량고장사고로 조가선 20m 및 급전선 160m 소손, SRT열차 27편성 손상, 고속열차 167편성 지연 등의 피해를 불렀다.

◇시공방법 위반 및 품질 불량으로 부직포 탈락…공사관리 감독도 미비

우선 시설분야 조사 결과, 통복터널 상부 하자보수공사 과정에서 탄소섬유 부직포 부착을 위한 접착제(레진)로 여름용 제품이 사용됐다. 해당 제품은 5℃ 이하에서는 시공이 금지(프라이머 도포 지침, SK 케미칼)되나 당시 2~3℃인 현장에서 사용됐다.

또 프라이머 도포 후 1시간 내 탄소섬유 부직포를 부착(9~15시간 필요)했고, 탄소섬유 부직포 부착공정 중 일부인 고무주걱을 이용한 작업절차를 생략했다. 전차선로를 감안한 낙하물 방지처리나 제품의 재료가 비전도 물질인지 여부를 검토하는 것을 실시하지 않았다.

하자보수 공사를 탄소섬유 부직포를 부착해 철근 피복두께 미확보 구간 등을 보강하는 공법으로 시행했는데, 전차선로 상부에는 전도체인 탄소섬유가 탈락 시 중대한 전차선 장애 발생을 초래할 수 있어 시공 재료로 부적절하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했다.

시공 적정성 등 기술적인 사항을 시공 전에 사전 검토해야 하나 착공을 위한 제출 서류에 탄소섬유 시공공법과 시방기준이 미포함됐음에도 검토 없이 승인하는 등 관리가 부실했다.

차량분야 조사결과, 탈락된 탄소섬유시트가 전차선과 접촉 후 화재로 전도성 분진이 발생했고, 이 후 열차가 운행하면서 발생하는 풍압에 의해 터널 내부에 확산됐다.

이 같은 전도성 분진이 운행 중인 차량 내부 전기장치에 유입돼 스파크(절연파괴) 등 고장을 일으킨 것으로 분석됐다.

◇위원회, 전차선로 터널구간 전도성 섬유 사용 금지 등 제안

위원회는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자보수 공사 안전 강화를 위한 개선 필요사항을 제안했다. 우선 시설분야의 경우 전차선로에 낙하 시 단전, 부유물 확산에 따른 차량 고장 등 피해우려가 큰 전도성 섬유는 터널 구간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됐다.

코레일의 공사 관리·감독 강화도 요구됐다. 이를 위해 설계·계획단계에서는 하자보수공사 계획에 대해 사전검토(전문가 자문) 절차를 마련하고 공법, 안전관리계획 등 제출자료를 명시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소규모 개량공사도 설계단계에서 시공 중 위험요인을 사전에 발굴하고 보완대책을 마련하도록 설계안전성검토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공사 승인단계에서는 공사 1달 전 선로작업계획 협의·승인 시 운행선에 미치는 영향과 안전성에 대한 검토가 내실 있게 이뤄졌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시공 단계에서는 공사 진행상황에 대한 점검항목을 공종별로 세분화하고, 주요 공종별 현장 확인을 실시하는 방법도 제기됐다.

차량분야의 경우 탄소섬유 등 전도성 물질이 모터블록 내부로 유입되지 않도록 모터블록 커버와 방열판 사이 공간(50mm)에 차단막 설치, 스파크 확산을 막기 위한 절연격벽 설치 등을 검토하고, 터널 내 전도성 이물질(분진 등) 발생 등 유사상황 재발 시 차량운행 일시 중지 및 이물질 제거 후 열차 운행을 재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민규 민간자문단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통복터널 사고는 시공, 감리, 관리감독 등 여러단계에서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한 사안으로 이러한 사고가 다시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토부, 코레일, 철도공단 등 관련기관이 적극 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코레일에 감독책임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초 하자보수 공사 시 탄소섬유 부직포 사용이 계획되지 않았지만 시공 편의상 업체가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비용 차이는 딱히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고 조사 결과 부실시공이 가장 큰 원인으로 나왔다”며 “부실을 측정해 시공사와 감리업체에 벌점을 부과할 예정인데 감독책임이 있는 코레일에 과징금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