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한화와 미래 그리는 벤 티그너 “UAM, 한국 지역발전에 큰 역할”

벤 티그너 오버에어 CEO 인터뷰…버터플라이 성공 자신
“한화, 최고의 파트너”…“한국기업, UAM 시장 조기 참여해야” 조언도

벤 티그너 오버에어 최고경영자(오른쪽)와 창립자인 에이브 카렘. /한화시스템·오버에어 제공

(산타아나=뉴스1) 신현우 기자 = “교통체증 속에 몇 시간씩 갇혀있는 대신 비즈니스 미팅을 하거나 가족·친구와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특히 도심항공교통(UAM)이 한국에 도입될 경우 수도권 도심교통뿐만 아니라 지역균형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벤 티그너 오버에어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아나 소재 오버에어에서 한국 언론 중 처음으로 <뉴스1>과 인터뷰하고, UAM으로 바뀔 세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의 당당한 말에 UAM이 단순한 몽상이 아닌 미래로 다가왔다.

오버에어는 항공업계에서 무인기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이브 카렘이 설립한 곳이다. 우리기업인 한화시스템·한화 에어로스페이스가 전략적 투자해 UAM 기체인 ‘버터플라이’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올해 말 시제기 제작·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그는 “새로운 운송 수단을 창조하는 건 엄청난 도전인데 그 일은 반드시 제대로 해내야만 한다”며 “오버에어가 갖고 있는 설계 개념과 풍부한 경험을 반영해 아주 특별한 것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오버에어는 전기식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 설계를 위해 수십 년 동안 축적한 군항공기 혁신 경험을 활용하고 있다”며 “한화시스템과 공동 개발하는 버터플라이는 동급 항공기 중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인 한편 소음 없는 조용한 기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됨에도 티그너 CEO는 버터플라이의 성공을 자신했다. “버터플라이의 경우 개발 착수 때부터 안전을 최우선으로 했고, 내구성 확보를 위해 독자적인 방식으로 설계됐습니다. 수요가 높은 도시 환경에서 고장 없이 활발히 운영하는데 적합한 기체는 버터플라이뿐입니다.”

특히 그는 “(버터플라이의 경우) 소음·인프라 부담 등이 기존 헬리콥터보다 적기 때문에 승객이 내야 할 돈이 줄어들 수 있는데 이는 더 많은 수요를 낳아 활용도 상승·비용 절감이라는 선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하며 버터플라이가 갖는 경제성을 강조했다.

오버에어의 UAM 사업은 기체 개발에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티그너 CEO는 “우리의 사업계획은 버터플라이 운영의 가치를 최대화하기 위해 수직 통합을 이루는 것”이라며 “버터플라이의 설계와 제작에 더해 운영 및 기체 관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오버에어는 한화시스템과 함께 UAM 기체 관리 및 승객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을 협력할 예정이다. 그는 “UAM 운영은 완전히 새로운 것인데 기존의 항공사나 자동자 모빌리티 운영과는 매우 다르다”며 “오버에어·한화시스템은 버터플라이 운영 상황에 따라 수요를 매칭해 시간 요금을 청구하고, 버티포트 운영을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고 자부했다.

오버에어는 공항셔틀로 UAM 서비스를 시작해 수요가 가장 많은 도시 지역으로 운영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K-UAM 로드맵을 통해 2040년 세계 에어모빌리티 시장을 약 730조원으로 추산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시장 성장성을 더 크게 추산해 2040년까지 세계 UAM 시장이 1조5000억달러(약 185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티그너 CEO는 한화시스템과의 협업에 대해 미소로 답했다. 그는 내부 기밀 등이 많은 만큼 믿고 의지할 파트너가 있다는 것 자체가 개발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평가했다. “한화시스템은 첨단 기술 역량을 갖춘 회사이자 해외 투자에서도 성공 가도를 걸어온 회사입니다. 우리가 eVTOL 비전을 현실화하는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도움을 주는 파트너입니다.”

한화는 배터리 개선 성능 등 UAM이 당면한 기술적 과제 해결에도 함께한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버에어와 함께 UAM 기체의 엔진 역할을 하는 ‘배터리 기반의 전기추진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장거리 및 다인승 등 다변화될 UAM 기체에 맞춰 가스터빈이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전기 배터리와 결합한 ‘미래형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체계’ 개발·공급도 협력해나갈 예정이다.

한국에서의 버터플라이 상용화도 기대된다. 그는 “버터플라이는 맑은 날씨가 아닌 기후 조건에서도 잘 작동하도록 설계됐는데 서울처럼 기후 조건의 편차가 큰 대도시에 최적화된 기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제주도에서 국내 최초 UAM 상용화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대구광역시 등과 대구 도심간 ‘UAM 에어셔틀’ 사업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UAM 밸류체인(가치사슬)의 초기 사업자가 혁신과 투자에서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입니다. 시장에 조기 참여해야 합니다.” 인터뷰 말미에 티그너 CEO는 한국 기업에 짧지만 굵은 조언을 남겼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