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품은 중흥, 건설업계 새 판 짤까…체제 전환 순항 여부에 '주목'

대규모 인사·조직개편 앞둬…대우건설 속 중흥 新체제 순항할까

대우건설과 중흥건설 사옥(자료사진) ⓒ 뉴스1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중흥그룹과 대우건설의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하면서 인수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단숨에 업계 4위로 올라서게 된 중흥그룹이 대우건설과의 시너지를 통해 건설업계의 새 판을 짤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25일 중흥그룹에 따르면 중흥은 24일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에 따라 28일 대우건설 주주총회 전 잔금 납부를 마치고 대우건설 공식 인수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양사의 결합으로 건설업계의 지각 변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을 품으며 건설업계 4위로 우뚝 서게 됐다. 중흥건설(0.81%)과 대우건설(3.18%)의 결합 후 점유율은 3.99%로,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 다음이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공통 주력 분야인 주택 부문에 주목한다. 중흥그룹이 가진 택지와 자금력, 대우건설의 브랜드와 시공능력이 만나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브랜드를 바탕으로 도시정비사업에, 중흥은 택지 등 개발사업에 주력하며 양사가 각각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에 오너가 생기며 신속한 의사결정과 투자 확대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해외 사업에서 장점이 드러날 것이란 예상이다. 중흥그룹은 인수 추진 당시부터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대우건설이 과거 해외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손실을 낸 경험이 있는 만큼, 경쟁 우위에 있는 전략 공종과 거점 국가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흥그룹도 대우건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택 사업부터 해외 토목, 플랜트, 신산업 등 다양한 분야로 주력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중흥건설은 광주·전남을 넘어 전국구 건설사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오너그룹이 생기며 대우건설에도 새 체제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은 내주 주주총회 이후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예상된다. 오랫동안 KDB인베스트먼트 산하 체제에서 임원을 지냈던 40여명이 전격 퇴임하고, 젊은 조직으로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공석에 중흥그룹 인사가 얼마나 채워질지도 관심사다. 앞서 노동조합의 협약에서 집행임원 선임 시 대우건설 외 인력 선임을 50%로 결정했기 때문에 해당 범위 내에서 중흥그룹 인사가 들어설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중흥그룹은 당초 정창선 회장의 사위인 김보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보내 내부결합을 위한 후속 조치 및 관리·감독을 맡길 계획이었다. 내부 인사인 백정완 대표이사 내정자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다. 하지만 군 경력 관련 재취업 금지 규정에 불발됐다.

인력부터 조직까지 대대적인 개편이 예상되는 가운데 체제 전환이 순항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우건설 구성원들과의 화학적 결합은 여전한 과제다. 중흥그룹은 지난 17일 노조의 요구사항을 전격 수용하며 양측 갈등을 봉합했다. 다만 격려금 등 세부사항 협의가 남았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앞으로 있을 여러 과제에 대해서도 구성원들 의견을 적극 수렴하며 상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