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설계로 연계수주까지"…삼성엔지니어링 '메가 프로젝트' 수주 비결

['새길'여는 해외건설]⑩'FEED to EPC 전략' 멕시코 정유·말레이 석유화학 적중
기본설계로 발주처와 초기부터 소통 강화…연계 수주로 효율성 극대화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세가 2년 가까이 세계 경제에 영향력을 끼치면서 해외길이 막힌 건설 수주 시장도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정부의 전방위 지원과 영상 면담 등 건설업계의 다양한 노력 속에 해외시장은 어느새 `팀코리아`에 굳게 닫혔던 문을 개방하고 있다. <뉴스1>은 5년 만에 최대 수주액을 기록한 국내 해외건설 시장의 현주소와 향후 수주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 초기 현장 공사 모습(삼성엔지니어링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2025년까지 기본설계(FEED)와 설계·조달·시공(EPC)을 연계한 사업 수주가 전체 수주의 40~50%를 차지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2020년) 최대 규모 수주액을 달성했다. 수주 9조6000억원으로 2012년 이후 8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절반 이상은 멕시코와 말레이시아에서 '메가 프로젝트'를 연달아 수주한 덕에 채울 수 있었다.

경쟁이 치열한 EPC 시장에서 어떻게 이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삼성엔지니어링은 두 프로젝트 모두 'FEED to EPC' 전략이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밑그림을 그리는 기본설계부터 시작해 연계 수주까지 이끌어냈다는 설명이다.

◇밑그림 그리는 'FEED' 사업 수행…후행 단계 'EPC' 입찰 우위 노린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앞서 진행한 1000개 이상의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기술과 경험을 쌓았다. 이를 토대로 EPC 선행단계인 타당성 조사, 개념설계, FEED 등 사업 초기 단계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EPC까지 연계해 수주하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기본설계(FEED)는 'Front End Engineering Design'의 약자다. 플랜트의 전체적인 틀을 정하고 설계와 견적의 기초를 설정해 플랜트의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다. 기본설계를 바탕으로 설계·조달·시공(EPC)이 진행된다.

기본설계는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발주처와 네트워킹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 EPC 입찰 시 우위를 점할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기본설계를 진행한 뒤 EPC 수주까지 이어지면 최적화 설계와 같은 효율성도 극대화할 수 있다.

사업 프로세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필요로 하기 떄문에, 유럽과 미국의 선진사들이 꽉 잡고 있던 분야다. 하지만 국내 건설사들도 기술력과 검증된 수주성과를 바탕으로 기본설계 분야로 진출하는 상황이다. 레드오션인 EPC 수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몇 년간 FEED 분야 수주와 기술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고, 그 결과 연달아 대형 프로젝트를 따냈다.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 프로젝트' 기공식.(삼성엔지니어링 제공) ⓒ 뉴스1

◇FEED to EPC 전략 적중해 '창사 이래 최대' 멕시코 사업 수주까지 따내

지난해 멕시코와 말레이시아에서 수주한 메가 프로젝트 2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기초설계 사업부터 수행한 사업이란 공통점이 있다. 초기 단계에서부터 발주처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선제적인 영업활동을 진행해 EPC 수주란 결실을 본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0월 멕시코 국영석유회사 페멕스의 자회사인 PTI-ID로부터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 패키지 2·3의 EPC(2단계)를 수주했다. 이미 진행하고 있던 부분까지 합치면 약 39억4000달러(4조5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엔지니어링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수주다.

이 사업은 멕시코 동부 타바스코주(州) 도스보카스 지역에 일산 34만 배럴의 원유생산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원유생산국임에도 정제시설 부족으로 석유를 수입하고 있는 멕시코의 국가적 이목이 쏠린 프로젝트다. 멕시코 대통령이 직접 정부회의에서 사업을 챙길 정도다.

같은 해 11월에는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 프로젝트'도 수주해 2023년 완공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동부 사라왁주 빈툴루 지역에 일산 5000톤의 메탄올 플랜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10억7000만달러(1조2000억원) 규모의 대형 사업이다.

이 외에도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4월 수주한 '말레이시아 Shell OPG(Onshore Gas Plant for Rosmari Marjoram) 프로젝트' 기초설계 등 지속적인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FEED는 고부가가치 분야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 자체로도 수익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치열한 EPC 시장에서 경쟁력을 차별화할 수 있어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