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대장지구 주민들 "진짜 농사 짓는 사람들인데… 광명·시흥과 달라"
[LH 땅투기]부동산 "3기 신도시 지정에도 잠잠해 오히려 놀라"
부천시, 시 공무원·토지공사 직원 대상 전수조사 예정
(부천=뉴스1) 특별취재팀 = "이곳은 농사 짓기 좋게 논밭이 정리가 잘 돼있어 광명·시흥처럼 공무원들이 사들일 맹지가 많지 않습니다."
10일 <뉴스1>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정부의 추가 조사대상지에 포함된 경기도 부천 대장지구에서 만난 주민·부동산 관계자들은 "대장지구는 투기와는 관련이 적다"고 입을 모았다.
부천 대장지구는 오는 2029년 12월까지 대장·원종·오정·삼정동 일대 343만㎡ 택지 규모에 2만 가구를 공급하는 3기 신도시 사업이다.
버스를 타고 '대장동 종점'에 내리자 폭이 넓고 큰 하천과 다리가 먼저 눈에 띄었다. 이를 따라 한쪽에는 비닐하우스가, 반대편 한쪽에는 공장이 세워져있었다. 곳곳에는 주말농장임을 알리는 팻말도 찾아볼 수 있었다.
마을 한 쪽에는 개발 관련해 토지 보상을 논의하는 주민토지보상대책위원회의 컨테이너가 마련돼 있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주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은 개발 대상에서 제외됐고, 그린벨트로 지정된 논 일부에 한해 개발이 허가됐다.
마을 초입에서 만난 주민 A씨(56)는 "이곳 땅은 농사하기 좋게 잘 나눠져 있어 실제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이곳 토박이들이 직접 농사를 짓거나 외지인들이 땅을 사서 농민들에게 임대해주려고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광명·시흥처럼 LH직원들이 땅을 사들여 보여주기식 묘목을 심으면 우리들 사이에 소문이 다 났을텐데 그런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A씨는 투기 논란보다 당장 농사를 짓던 사람들이 갈 곳이 없어지는 게 더 문제라고 했다. 그는 "대장동은 서울에 남은 거의 마지막 농지인데 이곳이 개발되면 농사로 생계를 유지하던 사람들은 김포나 강화도 쪽으로 옮겨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대장동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노모씨(61)는 "이곳에서 농사를 30년 넘게 지었는데 투기하려고 땅을 산 사람들이 있다는 소문은 듣지 못했다"며 "이곳이 개발된다고 해도 땅값이 많이 오를 거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오정동에 거주하는 B씨(72)는 "여기가 개발된다고 해서 남편이랑 땅을 살까 했는데 근처에 공항이 있어서 건물을 높이 못 올린다고 해서 마음을 접었다"며 "서울에 아파트가 높이 들어서는 것만큼 이익이 되지도 않는데 누가 오겠냐"고 말했다.
개발 제한이 해제되지 않은 땅의 소유자는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비닐하우스 앞에서 쉬고 있던 김모씨(74)는 "30년 전에 이곳에 땅을 사서 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내 땅에서 불과 몇 걸음 떨어진 땅은 개발 제한이 풀려 땅값이 올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LH 직원들의 소식을 듣고 정말 도둑놈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우리 지역에는 겉으로 드러난 투기 정황은 없지만 부동산 거래내역을 샅샅이 조사해서 제대로 확인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근 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대다수 주민과 비슷하게 부천 대장지구 관련 투기 의혹에는 고개를 저었다.
근처 오정동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A씨는 "오히려 3기 신도시 때보다는 대장지구에 첨단산업개발단지가 들어오려던 2017년쯤에 오히려 거래가 활발했다"며 "3기 신도시 개발 직전에는 거래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부동산 관계자 B씨도 "신도시 지정되기 전의 땅값이 평당 90만원 선에 거래됐는데 지정되고 나서도 평당 100만원 선으로 크게 오르지 않았다"며 "오히려 땅을 찾는 사람들이 없어서 가격이 내려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신도시 개발 발표가 나면 오히려 사람들이 몰리는데 대장지구는 너무 잠잠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신도시 보다 투자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거래 문의가 많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오정동에 있는 부동산 관계자 B씨는 "부천 대장지구는 신도시 지정 당시 서울과 이곳을 연결하는 GTX 도입 계획이 없었다"며 "그래서인지 대장지구의 땅값이 오를 거라는 기대가 크지 않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부천시는 정부합동조사단의 조사에 발 맞춰 부천시 공무원들과 부천도시공사 직원들 대상으로 대장동 신도시의 땅 매매기록을 전수조사하겠다고 8일 밝혔다. 시는 전수조사를 통해 공무원들의 토지 취득 여부와 그 시점을 살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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