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집단감염 사태에도…구로 집값 가장 많이 올랐다
구로구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누적 상승률 25개구 중 최고
"감염 이슈보다 개발호재·풍선효과 영향…향후 전망은 불투명"
- 국종환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서울 구로구 아파트값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에도 아랑곳없이 올해 최대 상승률을 기록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7일 한국감정원의 '서울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구로구 아파트값은 지난주 0.06%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39주 만에 하락 전환(-.0.02%) 했으나, 구로구는 3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구로구 아파트값은 올해 누적 기준으로도 0.96% 올라 전체 자치구 중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노원구(0.88%), 강북구(0.88%), 도봉구(0.80%), 마포구(0.65%), 동대문구(0.54%) 등이 뒤를 이었다.
거래량도 눈에 띈다. 구로구 아파트 거래량은 2, 3월 각각 574건, 242건을 기록해 노원구에 이어 두 번째로 거래가 많았다. 구로구의 2월 거래량은 고강도 세금·대출 규제인 12·16 부동산대책 직전 3개월 평균(약 476건)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지난달 구로구 고척동에선 'LIG리가2차' 아파트 전용면적 84㎡ 주택형이 전월(6억4800만원)보다 2000만원 이상 오른 6억7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다시 썼다. 구로동 '구로SK뷰' 전용 84㎡도 전월보다 4000만원 이상 오른 6억695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구로구는 지난달 중순 보험회사 콜센터에서 160여명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자가 발생해 한바탕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이후 추가 감염 우려가 커지고 부동산 임장활동(현장조사)에도 제약이 생기면서 주택시장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였으나, 꾸준히 거래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12·16 대책과 코로나 사태로 서울 집값 하방압력이 강해졌으나, 구로구의 경우 그동안 집값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저평가 지역으로 인식되면서 거래가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복합시설 건립과 재건축·재개발 가속화 등 개발 호재도 부각되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12·16 대책 직전 3개월간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을 보면 구로구는 0.98%로, 한강 이남에 있는 11개구 중 두 번째로 작게 올랐다. 같은 기간 양천구는 1.93% 올라 상승 폭이 구로구의 2배에 달했고, 강남구(1.84%), 송파구(1.86%), 동작(1.29%), 영등포(1.29%) 등 대부분이 1% 이상 올랐다.
이에 더해 정부가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9억원 이하 주택이 포진한 구로구,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면서 거래가 더 늘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구로구와 노·도·강 등 저평가 지역도 최근 단기간 집값이 올라 가격 피로감이 생기고, 코로나 사태에 경기침체 심화로 집값 하방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들 지역도 조만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감정원 통계에서도 구로구 상승률은 지난주 소폭 둔화(0.07%→0.06%)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노·도·강 지역도 상승 폭이 잇따라 줄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구로구나 노·도·강 등 저평가 지역은 실수요층이 두터워 지역별 감염 이슈보다는 개발호재 등이 더 주목을 받은 것 같다"며 "그러나 서울 집값이 지난주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하방압력이 시간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어 이들 지역이 나 홀로 상승세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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