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집단대출, 입주대란·역전세난 불붙이나

잔금대출 규제로 가수요 억제
투기세력 걸러 시장 정상화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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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정부가 상환능력 심사를 하지 않았던 아파트 분양대금 잔금대출의 규제를 추진하면서 2~3년내 입주대란과 역(逆)전세난이 확대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4일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잔금대출에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금리 인상에 취약한 계층이 이용하는 제2금융권에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한다는 것이 골자다.

내년 1월1일 이후 분양공고되는 아파트의 집단대출 가운데 잔금대출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을 받는다. 현행 주택담보대출에 적용되는 기준이 잔금대출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집단대출은 잔금대출과 이주비·중도금대출로 나뉜다. 정부는 집단대출의 60~70%를 차지하는 중도금 대출 외에 입주 직전 20~30%를 차지하는 잔금대출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입주자는 대출받을 때 소득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하고 거치기간 없이 처음부터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한다. 대출이 까다로워져 그만큼 실수요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잔금대출 규제로 인한 아파트 입주자들의 부담이다. 일각에선 내년 1월 이후 분양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되는 2018년 말이나 2019년 초부터 잔금대출이나 집값 하락 등의 문제로 입주를 거부하는 '입주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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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發 입주대란 리스크, 잔금대출 규제로 확대

입주대란 가능성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언급돼 왔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분양한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되는 2017~2018년 공급과잉이 발생해 집주인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역전세난이 일어나고 이는 전셋값 하락→급매물 증가→아파트값 하락으로 이어진다. 집값의 급락은 잔금대출 부담과 함께 입주자의 입주거부를 야기한다는 시나리오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17년 37만 가구, 2018년 39만 가구로 2년 동안 총 76만 가구에 달한다.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 입주 물량까지 더해지면 실제 입주 예정 물량은 이보다 더 늘어난다. 여기에 잔금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면 입주대란의 기간과 폭이 더욱 확대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말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해진 가운데 내년에도 2~3차례 금리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입주대란 가능성을 높이는 악재다. 그만큼 국내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주택대출의 이자부담을 높이기 때문이다. 실제 금리인상 가능성이 선반영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고정금리형) 금리는 연 4% 후반대로 올라섰다. 반면 8.25 가계부채 대책과 11.3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면서 향후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당장 11.3대책과 정국불안의 영향으로 11월 넷째 주 강남4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도 4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의 전체 아파트 가격도 37주만에 상승세를 멈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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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뒤 입주대란 확대" vs "투기세력 걸러 시장 정상화"

잔금대출 규제에 따른 입주대란 가능성과 경중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2018년말 또는 2019년 초부터 지방 입주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 하락과 잔금대출의 부담으로 입주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특히 잔금의 분할상환 자체가 가지고 있는 주거비 부담과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동시에 작용하게 되면 2~3년 뒤에 입주자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두가지 가능성이 동시에 작용하면 입주거부 등의 상황이 확대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김민영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잔금대출 규제도 금융권에서도 상환능력을 꼼꼼히 살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내년부턴 현금이 어느 정도 확보된 실수요자가 분양을 받을 공산이 크다"며 "단순히 잔금대출에 대한 부담으로 입주를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입주대란 문제는 주택과잉공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예측된 상황"이라며 "잔금대출 규제가 입주대란을 확대시키거나 영향을 미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되레 정부의 잔금대출 규제는 상환능력이 예측가능한 실수요자의 주택구매를 장려해 입주대란 등 투기세력에서 야기된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을 개선해 줄 것이란 설명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정책실장은 "입주대란은 결국 투기를 위한 가수요자들이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높다"며 "사실상 실수요자들은 주택가격에 덜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입주대란이 야기되더라도 정책적으로 투기수요를 보호해야할 필요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역(逆)전세난 우려에 대해 송인호 실장은 "잔금대출 규제의 영향이 아니더라도 전세가격이 가장 높았던 2015년말에서 올해 초까지의 전세수요가 갈아타는 시점인 2018년 초부터 역전세난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심교언 교수도 "집값 하락이 유력한 가운데 내년부터 입주물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당장은 전세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 2018~2019년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퇴거하는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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