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보령댐 6개가 땅속으로 사라진다…6.5억㎥ 수돗물 누수
평균 생산원가 ㎥당 849.3원, 5570억원 증발
전년도 가뭄 걱정 지금 '쑥' 들어가…중·장기 대책 절실
- 진희정 기자
(서울=뉴스1) 진희정 기자 = 전국적으로 6억5000만톤의 수돗물이 땅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보령댐 6개가 없어지는 것과 같은 셈이다.
현재 주요 댐과 저수지 저수율이 가뭄으로부터 안정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노후 상수도관을 통해 많게는 절반 가까운 수돗물이 땅속으로 사라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하다.
8일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전국 평균 누수율은 11%에 이르며 특별시나 광역시는 5%, 시·군 지역은 15%를 기록했다. 누수율은 정수된 수돗물이 수도관의 노후 등으로 가정에 배달되기 전 새어나가는 비율을 말한다. 누수로 인한 손실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5570억원으로 추정된다.
누수율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것은 지난해 겪은 가뭄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댐 통합 운영을 통한 선제적 용수비축과 보령 도수로 건설 등 수자원 시설의 연계 운영, 자율 급수조정 유도 등을 시행했다. 이로 인해 현재 전수량은 전국적으로 61억4000만㎥로 지난해보다 7억8000만㎥가 늘었다.
우리나라는 연간 강수량은 1277㎜로 많지만 인구밀도가 높아 1인당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이 세계평균의 6분의 1로 양적으로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연도·시기·지역별 강수량 변동이 심해 매년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고 있다. 홍수기에만 강수량의 3분의 2가 집중돼 있다.
UN 등 국제기구에서도 우리나라를 물관리에 매우 취약한 국가로 평가하고 있다. 물빈곤지수(Water Poverty Index, UN WWAP)는 62.4로 147개국 중 43위이며 OECD 국가 평균 67보다도 낮다. 물빈곤지수는 △재생가능한 수자원량 △수자원 개발정도 △수자원관리능력 △물이용의 효율성과 수질·생태환경 등의 현황을 통합해 산정한 지표다. 물 자급률(UNESCO-IHE)은 평가대상 100개국 중 15번째로 낮다.
현재 신규 댐 건설은 물재해 예방에 직접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환경문제 등으로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토교통부는 2013년 6월 '댐 사업절차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댐 건설 절차에 사전검토협의회와 지역의견 수렴 절차를 신설했다.
수자원공사는 사회적 합의를 우선으로 지역의 요청을 반영하겠다는 국토부의 댐 사업 정책 변경에 따라 현재 원주천댐, 봉화댐, 대덕댐 등 소규모댐에 대해 지역의견수렴을 완료하고 후속절차를 추진 중이다. 댐 희망지 신청제를 통해 지류하천과 지역중심의 소규모 댐 건설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다른 방식은 도서·해안 지역에 편중된 물 부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신규 수자원 확보의 대안이 될 수 있도록 해수담수화와 지하수자원 확보하는 것이다.
김형렬 국토부 수자원정책관은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무한 자원인 해수를 활용한 해수담수화 도입이 유리하고 목표수질에 대한 조절이 가능해 생활용수뿐 아니라 산업용수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누수율을 잡는 것이다. 6억5000만톤 전체 누수량의 80%가 시·군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누수관리는 기본적으로 시설개선과 효율적인 운영관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적정한 재원이 확보돼야 한다"면서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누수관리는 어려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재정자립도가 높은 지자체는 유수율(정수장에서 공급한 수돗물 중에서 요금으로 징수되는 수돗물 양의 비율)도 높다. 7개 특·광역시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59.4%로 유수율은 90.1%이지만 예산군 등 112개 지자체는 20.2%로 유수율이 63.4%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상수도관과 정화시설 정비를 통한 누수 방지, 물 절약 방안 등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관련 연구원 관계자는 "중앙정부의 재정지원도 필요하지만 절수에 대한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 상수도 생산 원가는 ㎥당 849.3원인데 평균 요금은 660.4원에 불과해 요금 현실화율이 77.8%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요금 현실화율은 77.8%이지만 일부 시군은 30% 미만에 머물러 지역간 편차가 크다"며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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