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들어서는 용산·여의도 주변 상권 부동산효과는?

HDC신라 입점하는 용산 아이파크, 전자상가+호텔 등 연계 가능
한화갤러리아 들어설 63시티는 주변에 상권 없어 영향 적을 듯

용산 아이파크몰 내 디지털전문점의 모습. ⓒ News1

(서울=뉴스1) 오경묵 기자 = "용산을 서울의 아키하바라(일본 도쿄 소재 전자제품 전문 상가 밀집지역)처럼 만들겠다고 했잖아요.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상가가 활력을 잃어버렸는데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큽니다."(아이파크몰 디지털플라자 내 점포 운영하는 이모씨·36)

"63시티 주변은 밀도있는 상권이 아니예요. 면세점이 들어오더라도 주변 상권에 영향을 주거나 하진 않을 겁니다."(여의도 63시티 인근 S공인중개업소 대표)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부동산 업계에서는 면세점 입점 효과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용산 아이파크몰 인근은 면세점 신규 입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 반면 여의도 63시티는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면세점이 들어서는 용산 아이파크몰과 여의도 63시티 주변 환경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서울판 아키하바라된다"…기대감 부푼 용산

HDC신라면세점이 문을 열 용산 아이파크몰 내 점포 업주들은 기대감에 부푼 모습이었다.

아이파크몰 디지털전문점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김모(33)씨는 "면세점이 생기면 유동인구가 늘어날 것"이라며 "고객이 많아지면 판매량도 자연스레 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아이파크몰 디지털전문점은 소형·대형 가전제품과 컴퓨터·휴대폰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청파로 방면에는 인근에는 선인상가와 나진상가 등이 자리잡고 있다.

옛 용산터미널 부지에 1730실 규모의 호텔이 들어서는 것도 호재다. 면세점과 호텔·전자상가가 나란히 위치하게 돼 상가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관광객을 전자상가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노후한 상가를 정비하고 상인들의 서비스 마인드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모(30)씨는 "한 때 전자제품 구매의 중심지였던 용산이 쇠락한 이유는 '바가지 씌운다'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라며 "새로 고객을 유치해도 소프트웨어가 그대로라면 같은 길을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특화가 가능한 전자상가와 달리 용산역에서 150m 가량 떨어진 신용산역 주변 대로변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K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아이파크몰 면세점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새로 지어지는 호텔에 머무른다고 가정하면 신용산역쪽으로는 동선이 연결되지 않는다"며 "인근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 등과의 연계 관광 코스를 마련해야 이 지역 상권도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 타임월드의 면세점이 들어설 63시티. (뉴스1DB) ⓒ News1

◇63시티 인근 상권은 효과 미미…"여의도 전체를 봐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면세점이 입점할 여의도 63시티 인근은 용산과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인근에 대형 상권이 없어 관광객이 오더라도 주변으로 퍼지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63시티와 여의도 주요 상권인 IFC몰까지는 직선거리로 1.5km 가량 떨어져 있다.

K공인중개업소 대표는 "63시티는 그 자체로 관광지이지 주변에 볼 거리가 없다"며 "63시티를 제외하고는 주변에 대형 상가가 없어 지역 상권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J공인중개업소 대표도 "외국인들이 관광버스로 와서 면세점만 이용하고 빠져나갈텐데 주변에 무슨 영향이 있겠느냐"며 "잠실 면세점에 중국인이 많아도 주변 아파트 상가까지 퍼지지는 않는 데서 알 수 있다"고 귀띔했다.

지역 주민들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이 유입되면 동네가 혼잡해지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63시티 인근이 아닌 여의도와 주변지역 전체로 관광객이 퍼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IFC몰 등 숙박시설이 밀집한 곳과 노량진 수산시장 등을 엮어 관광코스화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63시티에 면세점이 입점하면 주변 개발로 인해 상권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63시티 주변 아파트들은 용적률을 높여 주상복합으로 재건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면세점으로 인해 주변 개발에 대한 압력이 높아지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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