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NO' 국공립 어린이집 수요↑…정작 아파트 설치 난항

대기줄까지 있을 정도로 인기높지만, 임대료 수입 등 입주민 이해관계 걸려
영유아보육법·주택법 등 관련법 국회 계류

보육 관련 여성단체 긴급토론 및 기자회견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정말 불가능한가?'에서 참가자들이 제대로 된 보육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국공립어린이집 및 정부 관리감독 확대, 아동 수 대비 보육교사 비율을 높이고 보육교사 공적관리시스템 구축, 어린이집 개방과 부모-교사 협력체계 형성 등을 요구했다. ⓒ News1 안은나 기자

(세종=뉴스1) 진희정 기자 = #1. 성동구 옥수 12구역 재개발 한 A아파트에는 정원 102명 규모의 어린이집이 있다. 성동구는 신축 공동주택 단지 내 국공립어린이집을 적극적으로 추진중에 있으며 우선순위내 맞벌이와 다자녀 가구의 아이들 대부분 입소했다. 하지만 단지내 거주 아동 가운데서도 제한된 정원으로 다니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해당 단지 주민들에게 불만을 사고 있다.

#2. 전체 가구의 99%가 중소형으로 구성된 B아파트는 최소 59명을 수용하는 구립어린이집이 있다. 강동구와 단지내 구립 어린이집을 건립하고 입주민 자녀에게 우선배정권을 보장한다는 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강동구는 2013년 신축아파트 단지내에 국공립어린이집을 설치할 경우 '공동주택지원금 자치구 분담률'을 115%까지 상향 지원할 수 있도록 '서울시 강동구 공동주택지원 조례'를 개정하기도 했다.

2015.03.25/뉴스1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최근 어린이집 학대 사건을 계기로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아파트에서는 국공립어린이집이 설 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관련법 미비에서 비롯된 지방자치단체와 입주민의 비협조로 공동주택 단지내 국공립어린이집 유치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주택건설기준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300가구 이상 공공주택은 주민공동시설 중 어린이집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지만 반드시 국공립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또 500가구 이상 공동주택 단지의 경우 국공립 어린이집을 우선 설치할 수 있도록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해 2월 시행됐지만 강제 규정이 아니다.

실제로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가 국공립 어린이집보다 민간 어린이집을 선호하고 있다. 바로 임대료 수입 때문이다. 민간에 아파트 어린이집을 임대하면 월 200만∼400만원의 임대료를 챙길 수 있지만 국공립에는 무상 임대해야 한다. 즉 해당 시설을 민간에 위탁할 경우에 얻게되는 임대 수익을 포기하는 등 입주자의 희생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입주자 대표회의의 동의를 얻기 쉽지 않다.

현재 국내 전체 어린이집중 국공립어린이집이 차지하는 비율은 5%대다. 스웨덴 80.6%, 덴마크 70%, 일본 49% 등과 비교해 열악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는 생각에서 학부모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하지만 공급이 충분치 않아 몇 개월씩 대기는 기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지내 어린이집을 국공립으로 설치할 때 입주자에 대한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의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대표발의'에는 입주자 자녀에게 입소 우선권을 줘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지만 현재 보건복지위에 계류중이다.

심재철 의원은 "입주자 입장에서는 민간에 위탁할 경우 얻게 되는 임대수익을 포기하기 때문에 반대 급부로 혜택이 필요하다"면서 "지자체에서 국공립어린이집 설치를 적극 지원할 수 있지만 입주자들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축 공동주택 단지내 국공립어린이집을 지을 때 해당 단지에 대한 용적률 기준 완화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단지 내 설치되는 어린이집은 조합원의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이를 국공립으로 설치함에 따라 사업주체에 대한 인센티브가 전무한 실정이다.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단계에서 국공립 설치여부 관련 지자체와의 협의때 재개발·재건축 조합원이 설치에 동의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와 관련 신축 공동주택 단지 내 국공립어린이집 설치때 해당 단지에 대한 용적률 기준 완화 적용 또는 용적률 산정때 해당 어린이집 면적을 제외하는 내용으로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주택법 개정안 대표발의도 국토위에 계류중이다.

아울러 입주자 모집공고에 국공립어린이집 설치를 명시해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단계에서 설치 여부를 확정하고 청약때 불필요한 혼란을 방지하자는 것과 입주자의 사유재산 침해에 대한 논란 해소를 위해 최초 분양받은 입주자에 대해 취득세‧재산세를 감면해야 설치가 확대되어 활성화 될수 있다는 목소리도 크다.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진흥실장은 "장기간 미분양 또는 미입주로 입주자 대표회의가 구성되지 못할 경우 어린이집의 공실 상태 유지가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입주자의 영유아 보육에 대한 부담이 초래된다"며 "또 어린이집 위탁자가 선정되지 않아 어린이집이 운영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 지원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건설사와 지자체가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주택단지내 국공립 어린이집을 추진해도 지원비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국공립어린이집의 신축이나 증축 또는 개축의 경우 지자체가 50%를 부담하는 국고보조사업이지만 재정자립도가 낮은 중소도시와 군지역의 국공립어린이집 설치는 재정적으로 부담이 크다"며 "국가 차원에서 운영비 보조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당시 국공립어린이집 비율을 30%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체 어린이집 4만3742개 중 국공립어린이집은 2489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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