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700여개 리츠·펀드·PFV, 1조원 지방세 폭탄맞나?

기재부, 리츠·펀드·PFV대상 '지방세 30% 감면' 내년부터 폐지
리츠·펀드·PFV, 투자 늘어나고 있는데 감면 없애면 시장 붕괴
안행부, 지방재정 위기…고소득투자자 감면혜택 지속 불가능

(서울=뉴스1) 이군호 기자 = 내년부터 87개 부동산투자회사(리츠)와 424개 부동산펀드, 200개가 넘는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등이 조단위 지방세를 납부할 위기에 처했다.

안전행정부가 올 연말로 예정돼있는 지방세조세특례 제한 일몰시한을 그대로 적용, 이들 리츠·펀드·PFV에 적용하던 지방세 감면 혜택을 없애기로 해서다.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중과 배제 혜택까지 없어질 경우 내야 하는 지방세는 천문학적 규모로 늘어난다.

해당 리츠·펀드·PFV들은 이익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지방세를 추가로 낼 경우 투자자 유치가 어려워 시장 붕괴가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반면 안행부는 노인기초연금 도입과 국세 지원 감소 등의 여파로 지방재정이 붕괴위기인데다 그동안의 감면이 특혜인 점을 감안할 때 감면혜택을 없애는 것이 맞다는 주장이다.

◇리츠·펀드·PFV에 제공하던 지방세 30% 감면혜택 내년부터 없애

17일 안행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기획재정부는 세법개정안과 함께 발표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서 리츠·펀드·PFV에 제공하던 지방세 감면 특례를 올해 말 종료키로 했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상 2014년 12월 31일까지 리츠·펀드가 취득하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취득세의 100분의 30, PFV는 100분의 50에 상당하는 지방세를 감면하도록 돼있다. 조세특례제한법은 IMF 위환위기 직후 국내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위해 부동산을 매각하는데 어려움을 겪자 투자 활성화를 위해 지방세 50% 감면이라는 특례를 제공했다.

이후 국내 리츠·펀드·PFV 시장은 국내외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진입하면서 리츠는 87개, 부동산펀드(국내 설정 기준) 424개, PFV는 200개가 넘게 설립됐다. PFV의 경우 대형복합개발사업이 늘어나고 도심 재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찬가지로 지방세 감면 혜택을 줬다.

하지만 감면 규모가 과도하게 크다는 여론이 제기되자 지난 2010년 리츠·펀드의 감면 규모를 50%에서 30%로 줄이고 일몰시한을 올 연말까지로 정했다. 이번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일몰시한을 그대로 적용, 리츠·펀드·PFV에 재공하던 지방세 감면 혜택을 없애기로 한 것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노인기초연금 도입과 국세수입 감소에 따른 지방교부금이 2조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지방 재정이 위기를 맞고 있는데다 그동안 제공한 특례를 종료할 시점이 됐다고 판단해 일몰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내 700여개 리츠·펀드·PFV, 조단위 지방세 폭탄 위기

지방세 감면 혜택이 내년부터 없어질 위기에 처하면서 국내 700여개 리츠·펀드·PFV는 조단위 지방세를 부과받을 상황에 놓였다.

리츠·펀드·PFV가 토지와 건물을 매입하면 내야하는 지방세는 취득세 4%, 농특세 0.2%, 지방교육세 0.4% 등 총 4.6%다. 토지를 매입한 뒤 건물을 신축할 경우 토지와 건물에 대해 각각 4.6%씩을 내야 하고 이미 지어진 건물을 매입하면 전체 매입금액의 4.6%가 지방세로 부과된다.

현행 법상 리츠·펀드는 30%, PFV는 50%를 감면받고 있다. 내야 하는 지방세가 100억원이었다며 그동안 리츠·펀드는 30%인 30억원, PFV는 50억원의 지방세를 감면받았지만 내년부터는 100억원을 모두 납부해야 한다.

감면 혜택이 없어질 경우 추가로 내야 하는 지방세를 정확히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조단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200여개에 달하는 PFV의 평균사업비는 토지비 1000억원, 건축공사비 2000억원 등 총 3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종전까지는 토지 매입에 따른 취득세 46억원과 신축건물 등기후 내는 취득세 92억원 등 총 138억원의 50%인 69억원을 감면받았지만 내년부터는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한다.

PFV 숫자가 200여개로 추산돼 추가로 부과해야 하는 지방세는 1조3800억원을 넘는다. 물론 토지 매입에 따른 취득세를 낸 PFV가 상당수여서 전첵 금액은 줄겠지만 1조원을 훌쩍 넘는다는 예상이다.

리츠와 펀드도 마찬가지. 리츠와 펀드는 대부분 기존 건물을 매입하고 투자금액이 평균 1000억원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취득세 46억원의 30%인 13억8000만원을 감면받다가 내년부터는 이를 고스란히 납부해야 한다. 총 리츠·펀드 수가 500개를 넘어 추가로 내야하는 지방세는 6900억원에 달한다.

최근 거래 가능한 물건이 부족해지면서 개발예정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리츠·펀드도 늘어나고 있어 추가로 내야하는 지방세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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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지방세 감면조항이 없어지면서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중과 배제 혜택도 없어져 늘어나는 부담세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 중과배제가 담겨있는 조항이 지방세 감면 조항에 포함돼있었지만 이 조항이 삭제되면서 수도권 중과배제를 담을 조항이 없어져서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펀드·PFV의 특성상 사업성이 높은 수도권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대부분의 리츠·펀드·PFV가 4.8%에 달하는 수도권 중과가 불가피한 위기다. 이렇게 되면 리츠·펀드·PFV에 적용되는 지방세 부과율은 9.4%에 달한다. 부과해야 하는 지방세가 PFV는 2조8000억원대, 리츠·펀드는 1조4000억원대로 각각 불어난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간신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투자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방세만큼 PFV·리츠·펀드의 수익이 악화된다면 기존 투자자의 이탈 및 신규 투자자 모집이 불가능해져 사업이 좌초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PFV는 지방세를 감면받는 조건으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늘어나는 지방세만큼 수익이 줄어들 경우 기존 투자자들이 투자를 철회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특히 수도권 중과 배제가 유지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까지 놓이게 된다. 토지비의 10%를 지방세로 내야하는데 이는 전체 사업의 이익률을 넘어서는 규모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며 그나마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리츠·펀드·PFV 시장에 투자자들이 몰리며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늘어나는 지방세만큼 투자자에게 제시할 수 있는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최무림 태영회계법인 회계사는 "정부가 부동산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PFV, 리츠, 펀드의 특수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투자자 이탈로 관련 시장의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행부, 지방재정 붕괴·고소득 투자자 특혜 중단 입장

이에 대해 안행부는 그동안 지방세 감면이 방만하게 적용돼왔다는 입장이다.

안행부에 따르면 현재 국세 감면율은 14.3%다. 전체 국세 200조원 중 33조원이 감면 대상이라 것. 반면 54조원인 지방세의 감면율은 23%로 16조원이 비과세 또는 감면되고 있다. 안행부는 지방세 감면율을 국세 수준인 14% 수준인 9조원대로 낮추려면 7조원 이상의 감면 혜택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영진 안행부 지방세특례제도과장은 "국세에 비해 지방세가 과도하고 방만하게 감면되고 있다"며 "위기의 지방재정을 고려, 감면 혜택을 줄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특히 안행부는 리츠·펀드·PFV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고소득자이거나 연기금인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특혜인 지방세 감면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조 과장은 "이미 10년 이상 감면 혜택을 받아왔고 고소득 기업과 연기금에 특혜를 계속 제공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투자위축을 가져온다는 주장도 시장경제 원리대로 수익이 있으면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리츠·펀드·PFV에 제공하는 재산세 분리과세 적용과 수도권 중과배제 혜택은 계속 제공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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