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개통 10주년] 전국민 모두가 8번씩 탔다

(세종=뉴스1) 곽선미 기자

◇하루 15만명 이용…지구 6000바퀴 달려지난 10년 KTX의 성과는 숫자로 입증된다. 30일 코레일에 따르면 KTX의 누적이용객은 4억1400만명에 달한다. 전국민이 8차례 이상 이용했다는 얘기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15만명으로 개통 초기 7만2000명보다 2배이상 급증했다.

KTX가 운행한 총 거리는 2억4000만km. 지구를 6000바퀴 달린 것과 같다. 1일 운행횟수는 232회로 개통 초기 132회에 비해 100회 늘어났다. 지난 10년간 이용객이 가장 많은 구간은 서울~부산으로 KTX 전체 이용객의 13.7%(1일 2만명)를 차지했다. 뒤이어 서울~동대구 11.1%(1만6000명), 서울~대전 7.8%(1만2000명)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KTX 이용객이 가장 많은 역은 서울역이다. 서울역은 하루 평균 7만5000명이 이용, 개통 초기 2만2000명의 3배를 훌쩍 넘겼다. 같은 기간 천안아산역과 광명역은 가장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다. 천안아산역과 광명역의 1일 평균 이용객은 각각 현재 1만6000명, 2만명으로 개통 초기보다 3~4배가량 늘었다.

◇수송수입, 2004년 5512억원→지난해 1조6054억원이용객이 눈에 띄게 는 만큼, KTX 수송 수입도 괄목할 만하다. 2004년 5512억원(8개월)으로 시작해 2007년 최초 1조원대를 진입했다.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늘어 2011년 1조3853억원, 2013년 1조605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코레일 전체 수입의 3분의1(35.3%)을 차지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신조어 '서울시 천안구' 탄생…1인생활권 확대대한민국 대표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한 KTX는 빠른 속도로 생활 속 대변혁을 가져왔다. 수도권과 지방간 물리적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1인생활권을 크게 늘린 것. KTX 개통 이전에는 서울을 기준으로 경기도 수원까지가 생활권이었으나 지금은 그 거리가 대전으로 확장됐다. KTX로 40여분 거리인 천안아산과 충북오송도 서울 생활권에 묶였다.

KTX 정기권 발매수를 보면 생활권 확대가 한눈에 보인다. 2004년 연간 8202매였던 정기권 발매수는 2013년 7만1770매로 연평균 23.3% 늘었다. 특히 올해는 3월 1개월동안(26일 현재) 7000여명이 KTX 정기권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7000여명이 매일 출퇴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KTX를 이용하면 서울역에서 30분만에 도착하는 천안아산의 경우 '서울시 천안구'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KTX의 수혜를 입었다"고 말했다.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으면서 국내 여행의 패러다임도 변했다. 과거 2박3일 일정으로 소화했던 서울-부산 여행 등은 1박2일로 가능해져 부담없이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됐다. 국내 관광활성화와 지역경제에도 기여했다는 게 코레일의 자평이다.

KTX는 개통 초기 '빨대효과'로 수도권 집중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던 게 사실이다. 코레일은 "우려와 달리 인구통계이후 처음으로 2011년 수도권 인구가 감소(-8450명)한 데 이어 2013년(-4384명)에도 인구가 줄었다"며 오히려 수도권 편중현상을 해소했다고 분석했다.

최진석 한국교통연구원 철도정책연구실장은 "KTX가 수도권 집중을 가속화한다는 주장이 틀렸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KTX의 개통은 지방이 갖기 어려운 수도권 인프라를 이용해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는 계기로 활용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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