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소득층, 29년간 월급 한푼 안써야 아파트 마련

도시근로자 1분위 소득 140만원…서울 아파트 평균 4.9억
평균 소득계층도 전액 저축해야 4년9개월 걸려

국회 국토교통위 김태원 의원(새누리당, 경기 고양덕양을)은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아파트 평균 매매가·전세가 현황' 자료와 통계청의 '분위별 월평균소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29일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4억9068만원(7월 기준)인 반면 소득 1분위 근로자가구(2인이상)의 월 평균 소득(2분기 기준)은 140만9730원으로 이를 모두 저축한다고 해도 서울에서 내집을 마련하려면 무려 29년1개월 걸렸다.

반면 월평균 소득 942만3992원으로 가장 많이 번 소득 10분위 근로자가구는 4년5개월이면 서울의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어 1분위 근로자가구에 비해 약 6.6배 빨랐다.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소득분위란 도시 근로자가구를 월 평균 소득이 적은 가구부터 많은 가구 순으로 일렬로 세운 뒤 10개 소그룹(분위)으로 나눴을 때 상대적으로 위치하는 구간을 말한다. 보통 10개 또는 5개로 구간을 정하며 1분위가 소득이 가장 낮고 10분위는 소득이 제일 높다.

또한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2억7649만원으로 소득 1분위 근로자가구가 서울에서 전세 아파트 한 채를 구하려면 소득 전체를 저축할 경우 16년5개월이나 걸렸다. 반면 소득 10분위 근로자가구는 2년6개월이면 마련할 수 있어 역시 1분위 근로자가구와 견줘 6.6배 가량 단축됐다.

경기도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2억6089만원으로 내집을 마련하려면 1분위 근로자가구는 15년6개월, 10분위 근로자가구는 2년4개월 걸렸다.

전국 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소득(월 442만343원)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전국의 아파트 평균가는 2억4871만원으로 월 소득을 모두 저축한다는 가정아래 아파트를 사려면 4년9개월 걸렸다. 소득의 절반을 저축했을 경우는 9년5개월, 30%를 저축하면 15년8개월 걸렸다.

같은 기준으로 전국 평균 소득인 근로자가구가 아파트 전셋집(평균가격 1억5591만원)을 구하기 위해선 모두 저축할 경우 3년, 50%를 모으면 5년11개월, 30%를 저축하면 9년10개월이 필요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전국 평균 근로자가구가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는데 소득 전체를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으면 9년4개월 걸렸고, 50%를 저축했을 때 18년7개월, 30%를 모으면 30년11개월이나 걸렸다. 같은 기준으로 서울의 전세 아파트를 구하기 위해선 소득의 전액 저축해야 5년3개월 걸렸고 소득의 50%는 10년6개월, 30%는 17년 5개월이나 소요됐다.

아파트 가격의 지역별 편차도 심했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가는 4억9068만원으로 전남 1억1032만원의 4배가 넘었고 서울 전셋값 평균은 2억7649만원으로 전남 7886만원의 3배를 웃돌았다.

서울의 평균 전세가는 서울을 제외하면 전국 어디서든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었고 전남의 아파트 두 채를 사고도 5585만원 남았다.

김태원 의원은 "아파트 가격의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매우 심각하고 소득 수준이 낮은 서민들이 저축을 통해 내 집을 마련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확인됐다"며 "정부는 임대주택공급이나 주택바우처(임차료 지원)제도 등 주택정책을 펼 때 서민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기준을 좀 더 세분화해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byj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