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중단 이틀째 긴장 고조…文 "대신 사과"에 安 "이대론 대선 못이겨"(종합)

文, 安에 두 차례 전화…추가 조치 고심, 安측 "현실 인식 선행돼야" 강경 자세에 대치 장기화 우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15일 부산 중구 마린센터에서 전국 해상산업 노동조합연맹을 방문한 후 건물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2.11.15/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 룰협상 중단 사태가 15일까지 이틀째 이어지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문 후보측에선 이날 후보가 직접 사과의 뜻을 밝히며 조기 수습을 시도하고 나섰지만 안 후보는 "이대로 가면 대선 승리를 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나타냄에 따라 양측 간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문 후보측이 안 후보측을 달래기 위해 내부적인 추가적인 조치를 고심 중인 가운데 안 후보측 측은 가시적인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단일화 협상 재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문 후보는 이날 부산 방문 도중 기자들과 만나 "우리 쪽 캠프 사람들이 뭔가 안 후보 측에 부담이나 자극을 줘 불편하게 한 일이 있다면 제가 대신해 사과드리고 싶다"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테니 다시 단일화해 나가자는 말씀을 안 후보측께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이번 사태는 물론 단일화 과정과 관련해 '사과'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문 후보는 "단일화 협상 과정이 늘 순탄하기만 하겠는가. 중간 곳곳에 암초는 있기 마련"이라면서도 "모이자마자 중단되는 모습을 보여 국민들께 죄송스럽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이와 관련해 전날 밤과 이날 아침 두 차례에 걸쳐 안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이 같은 뜻을 전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창원지역에서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도 "필요한 조치들을 다 취할 계획이고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제대로 할테니 이제 화를 풀고 다시 단일화 협상의 장으로 돌아와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 양보론에 대해서는 "실제로 우리 측 선대위나 캠프에서 공식적으로 그런 입장을 가져본 적은 전혀 없다"며 "누군가 사적으로 기자나 언론과 만나 그런 발언을 했더라도 그 뜻이 거두절미된 가운데 와전될 수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나도 SNS상으로, 또 현장에서도 안 후보에게 양보를 하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면서도 "만일 선대위 관계자나 당의 의원이 발언했다면 대단히 경솔하고 부주의한 일로써 확인을 거쳐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일각에서 제기된 협상팀 교체 여부에 대해서도 "내가 알기로는 (협상 중단이) 협상팀의 협의 과정에서 일어난 문제는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도 "단일화 협의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협상팀의 교체까지도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잠정중단된 것과 관련해 취재진과 만나

그러나 안 후보는 이번 협상 중단을 몰고 온 상황에 대해 깊은 유감을 나타내 사태 해결이 쉽지 않을 수 있음을 예고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의 발언이 전해진 직후 공평동 캠프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 사과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문 후보 발언에 대한 것보다는 제 심경을 말씀드리면 깊은 실망을 느꼈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음을 나타냈다.

안 후보는 "단일화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며 "과정을 통해 양쪽 지지자들을 설득하고 힘을 모아서 거기서 선택된 후보가 정권교체, 그리고 정치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과정보다 결과에만 연연하고 이것을 경쟁으로 생각한다면 그 결과로 이기는 후보는 대선 승리를 할 수 없다"며 "국민들께 많은 염려를 끼쳐드려 송구하게 생각하지만 이대로 가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협상 중단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안 후보가 문 후보의 사과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이는 곧 문 후보의 사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뜻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이어 안 후보는 이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도 "문 후보와 서로 (단일화를 하기로) 합의한 그 다음날부터 매일 이런 일들이 있어 문 후보께 알리라고 한 부분이 있었다"며 "(그런데 통화를 해보니) 보고를 못 받으셨다더라"라고 말해 문 후보의 상황 파악이 미진한 점을 지적했다.

상황이 이처럼 돌아가면서 문 후보측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안 후보측을 달래기 위해 부심했다.

문 후보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오전 문 후보는 협상 중단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면서 안 후보 및 캠프에 사과했었다"며 "후보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아줄 것을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 캠프는 앞으로도 후보의 지시에 따라 최대한 안 후보측을 자극하거나 오해살 만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내부 지침을 내렸다"며 "단일화 협상 재개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 공보단장은 그러면서 "협상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재개돼야한다는 간곡한 캠프 입장을 말한다"며 "후보단일화는 정권교체를 위해 반드시 성사돼야 하고, 과정자체가 아름다운 경쟁과 협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측은 이와 함께 안 후보측이 요구한 '추가적인 가시적 조치'에 대해 고심 중이다.

문 후보측 공동선대위원장단 등 캠프 핵심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영등포당사에서 긴급 회의를 연 데 이어 이날 오후 늦게 다시 회의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협상이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은 "후보가 강도 높게 얘기했지만 캠프에서 뒷받침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추가적인 조치를 강구 중임을 밝혔다.

그러나 이날 여러 차례 회의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측은 향후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우 공보단장은 밝혔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측은 한층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사태 해결에 난항이 예상된다.

송호창 본부장은 안 후보 발언 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문 후보가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게 아닌가"라고 물으며 "사과하고 결론낸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단계에서는 현실 진단 이후의 문제 아니냐"고 거듭 불만을 제기했다.

문 후보측이 아직도 자신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하지 않은 채 사태를 서둘러 봉합하는 데에만 애쓰고 있다는 게 안 후보측의 판단이다.

안 후보측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민주당측 반응이 담긴 언론 보도 내용을 예로 들며 "'이기는 사람이 다 먹는 것'이란 표현부터 시작해서 협상에 임하는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분들이 하실 수 없는 말들이 유포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후보등록(25~26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단일화 협상 중단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져 단일화 전반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협상 재개가 더 지연될 경우 협상 내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다. 시일이 촉발할 경우 선거인단 모집이 필요한 국민참여경선 등의 방법은 선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단일화가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섣부른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이와 관련,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가 깨지는 게 아닌지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질문에 "정치개혁과 정권교체를 바라는 분들을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다"고 말해 이 같은 관측과는 선을 그었다.

이렇게 단일화 협상 중단을 둘러싼 양측의 대치가 심화함에 따라 두 후보간 발표만 남겨놓고 있는 새정치공동선언도 표류하고 있다.

유 대변인은 "이런 상황에서 두 후보가 새정치공동선언을 하는 것은 어색한 상황"이라며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새정치공동선언과는 별개로 두 후보 간 경제복지 정책협의팀은 이날 정상적으로 협의를 진행했다. 통일외교안보 정책협의팀은 양측 실무팀의 일정이 맞지 않아 진행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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