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상승세 탄 '박근혜' 지지율 언제까지?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왼쪽부터) © News1 (서울=뉴스1)

4·11 총선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대선 지지율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반면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지지율은 상대적으로 주춤하고 있다. 박 위원장이 이들과의 격차를 벌려나가는 모양새다. 

4·11 총선을 기점으로 연말 대선 정국에서 치열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은 유력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그 배경과 향후 변동 추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SBS와 중앙일보, 동아시아연구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총선 직후인 지난 12일부터 나흘 동안 실시한 패널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대선 다자 구도에서 38.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총선 전인 지난달 30일에서 1일 사이 동일 패널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보다 7%P가 상승한 수치다. 반면 안 원장은 24.4%의 지지율을 기록해 총선 전보다 3.2%P 오르는데 그쳤다. 문 상임고문은 14.3%로 총선 전에 비해 0.5%P가 낮아졌다.

매일경제신문과 MBN이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3~14일 실시한 여론조사 양자대결에서 박 위원장은 46.9%로 안 원장(38.8%) 보다 8.1%P 앞섰다. 지난달 23~24일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 안 원장이 39.1%로 박 위원장(36.6%)을 앞섰지만 총선 정국에서 안 원장의 지지율이 제자리 걸음을 하는 동안 박 위원장의 지지율은 10%P 이상 상승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문 상임고문의 양자 대결에서 역시 50.8%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32.2%에 그친 문 상임고문에 앞서 있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박 위원장이 4·11 총선을 진두지휘하며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를 이끈데 대한 효과로 풀이된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18일 "대중들은 선거 기여도를 통해 대선 후보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박 위원장이 새누리당 총선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고, 선거 기간 동안 집중적인 조명을 받아 온 점이 여론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조사분석실장은 "여권에 여러 대선 주자들이 있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현실적으로 박 위원장외에 대안이 없다는 인식들이 확산되면서 지지층이 박 위원장에게로 결집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박 위원장이 총선을 통해 보수층을 결집시켰다는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역시 "새누리당이 예상을 깨고 152석을 달성하면서 국민들은 박 위원장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총선 이후 이같이 상승한 박 위원장의 지지율이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어서까지 의미를 가질 만한 수치는 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총선 국면에서 야권의 유력 대항마인 안 원장과 문 상임고문의 역할이 미미한데 따른 반대 급부로 박 위원장의 지지율이 상승한 측면이 있고, 야권 대선 주자들의 행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총선 효과'는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홍 소장은 "여론은 고정불변이 아니다"며 "총선 이후 정치적·정책적인 평가와 개인의 처신 등에 따라 하루 또는 일주일 사이에도 지지율이 5%P 이상 오르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소장은 "현재 박 위원장의 지지율은 고점 수준으로 보인다"며 "총선 효과가 소멸되고 한달 정도 지나면 현재 지지율 보다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조사분석실장 역시 "총선 정국에서 박 위원장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만한 야당 주자들의 행보가 없었다"며 "야권에서 대선 주자들이 부각될 경우 박 위원장의 지지율이 지금보다 추가로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