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법원에 "헌법 위배·사실왜곡" 직격…이례적 2차례 언론공지로 대응

"국민 다 아는 반려 사유" 대법원장 비판…권한쟁의 등 후속대응 고심
李대통령 순방 중 입장에 '빈집털이' 지적도…"기관 간 예의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이흥구 전 대법관에게 서훈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은 조희대 대법원장.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9.21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임윤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에 조희대 대법원장이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 청와대와 사법부 간 충돌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청와대는 22일 이례적으로 두 차례 언론 공지를 내고 대법원 측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청와대가 재제청 거부를 '헌법 위배'로 명시하면서 직접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실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정치권에서는 여당을 중심으로 사법개혁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날 대법원의 갑작스러운 입장 발표를 두고 '황당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특히 이 대통령이 해외 출장 중인 상황에서 대법원이 입장을 발표한 것을 두고 '빈집털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국민 다 아는 반려 사유" 대법원장에 직격

청와대는 이날 오후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 입장에 대해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으로, 대한민국 헌법에 위배되는 인식"이라며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추가 언론 공지를 통해 "공문에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는 대법원 측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청와대는 "마치 대통령의 재제청 요청이 헌법상 문서주의와 부서제도를 준수하지 않은 흠결이 있는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입장"이라고 꼬집었다.

또 "국민들이 다 아시는 반려 사유를 유독 대법원장만 '공문에 그 내용이 없으니 모르겠다'고 하는 것인지 그 의도를 가늠하기 어렵다"며 "국민의 헌법상 기본권이 더 이상 침해되지 않도록 대법원장은 헌법기관 구성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법원은 입장문을 통해 "관련 문서로는 지난달 28일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이 있을 뿐인데,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적혀있지 않다"며 "구체적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어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6.9.22 ⓒ 뉴스1 이종수 기자
靑 '헌법 위배' 명시…후속 대응 고심

법조계에서는 청와대가 이날 '헌법 위배'라는 표현을 명시한 데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청와대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권한쟁의심판은 국가기관 간 권한 다툼이 발생했을 때 헌법재판소가 어느 기관에 권한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절차다.

다만 실제 권한쟁의심판 청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청와대와 사법부 간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청와대가 이날 "헌법기관 구성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라"고 언급한 것 역시 대법원장에게 재차 재제청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사법개혁 공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대법원장의 입장에 대해 "삼권분립의 중대한 훼손이자 사법농단"이라며 "윤석열의 12·3 쿠데타에 이은 사법쿠데타"라고 비판했다.

李대통령 순방 중 입장에 '빈집털이' 비판도

청와대는 대법원의 갑작스러운 입장 발표를 두고 '황당하다'는 분위기다. 특히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과 멕시코 순방을 위해 해외 출장 중인 상황에서 대법원이 입장을 발표한 것을 두고 '빈집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대법관 임명식에서 이 대통령과 만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얼마든지 건설적인 논의를 할 수 있었다"며 "대통령이 순방을 가자마자 '빈집털이'로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여권 관계자도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인데 발표하는 건 무슨 경우냐"며 "기관 간 예의의 문제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