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부족" 몸낮춘 李대통령…100분간 웃음기 뺀 '담백·정제·솔직' 답변
"송구하다"로 입 뗀 5천자 모두발언…"국민 실망에 당황" 심경도
핵심 현안엔 단호한 답변…"연임 생각 없다, 공소취소 조항 삭제"
- 김근욱 기자, 홍유진 기자,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홍유진 김지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총 100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의자에 앉지 않고 선 채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으로 회견에 임한 이 대통령과 기자들과의 거리도 1.5m까지 좁혀졌다.
굳은 표정으로 마이크 앞에 선 이 대통령은 "송구한 마음으로 인사드린다"며 20분 간 5000자에 달하는 모두발언으로 몸을 낮추며 회견을 시작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특유의 농담 섞인 발언 없이 진솔한 답변을 이어갔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 시작한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오후 12시 10분까지 총 100분간 진행됐다. 당초 예정된 90분을 살짝 넘긴 시간이다.
이 대통령과 기자단 사이의 거리도 기존 2.5m에서 1.5m까지 좁혀졌다. 별도의 의자는 마련되지 않았고,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 내내 선 채로 질문을 주고받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서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은 국민의 뜻을 더 겸허히 경청하겠다는 차원"이라며 "기자단과의 거리를 당긴 것도 같은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착용한 감색 수트와 흰색 줄무늬 넥타이 역시 책임감을 무겁게 갖고 흔들림 없이 민생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평소보다 굳은 표정으로 연단에 선 이 대통령은 직접 준비한 5005자(공백 제외) 분량의 모두발언 원고를 담담히 읽어 내려갔다.
기자회견은 당초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이 대통령이 직접 마지막 메시지를 가다듬는 과정에서 30분가량 늦춰졌다.
이 대통령은 "여전히 어려운 환경에서 힘겨운 일상을 살아가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으로 인사드린다"며 사과의 말로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최근 지지율 하락세를 언급하며 "지방 선거 이후로, 일면 저로서는 갑작스러운 국민의 실망과 걱정에 직면하여 당황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많은 시간 숙고하고 성찰한 결과는 '언제나 국민은 옳다'이다"라면서 "너무 많은 과제 앞에 마음이 바빠 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대통령은 특히 모두발언에서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저는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헌법 개정을 통한 저의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며, 저 역시 연임을 생각해 본 적조차 없음을 수차례 여러 경로로 밝혔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이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인 재치있는 입담과 웃음기를 뺀 채 무거운 표정으로 담백한 답변을 이어갔다.
핵심 현안에 대해서는 특유의 상세한 설명 대신 단문의 정제된 입장을 힘줘 말하면서 해석의 여지를 최소화하는 화법 변화도 두드러졌다.
이 대통령은 관심이 모였던 공소 취소 논란과 관련해서는 "지금 논란이 되는 특검의 권한 사항 중 기존 기소 사건들에 대한 이송 또는 처분에 관한 조항들은 삭제하시고, 진상 규명에만 집중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명확한 입장을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민감한 사법부 질문에는 짧게 답하거나 질문의 전제를 바로잡으며 논란의 여지를 최소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법관 재제청 논란 속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법부 독립'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서는 "국가기관들에게 독립성을 부여하는 이유가 뭔지를 좀 생각해 봐야 될 것 같다"고 짧게 답했다.
과거 전세 제도와 관련해 '한국의 특이한 사금융 제도'라며 사라져야 할 제도라고 말했다는 질문에는 기자의 전제를 바로잡았다.
이 대통령은 "사라질 것이라고 했지 내가 언제 사라져야 한다고 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그러면 질문이 없어지죠? 그걸로 대체하겠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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