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석유 최고가격·유류세 인하 유지…중동전쟁 장기화에 '출구' 고심

10차 고시 현 수준 유지 전망…유류세 인하도 전쟁 종료까지
후티 공격에 홍해 원유 수급 차질…최고가격제 연말 유지도 미지수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평균 판매가격이 1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13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9월 둘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859.1원으로 전주보다 1.1원 내렸다. 2026.9.13 ⓒ 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임윤지 기자 = 중동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유지하고, 유류세 인하 조치도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17일 관계부처와 여권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오는 18일 10차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고시할 예정이다. 이번에도 현행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달 22일 9차 고시 당시 휘발유 가격을 리터(L)당 1784원, 경유 1773원으로 결정한 바 있다.

최고가격제는 정유사가 공급하는 석유제품 가격에 상한을 두는 제도로 애초 정부는 중동전쟁 초기 기름값 급등을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해당 제도를 도입했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석유 최고가격제 유지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물가 관리를 우선순위에 두고 석유제품 가격 관리를 지속하기로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최고가격제는 아직 여유가 있다.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전쟁이 정리됐으면 최고가격제도 지금쯤은 종료했겠지만 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어서 당장 끝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예비비에 반영된 정유사 손실보전 재원과 함께 내년도 예산안에도 관련 재원이 포함된 만큼 당분간은 석유 최고가격제 유지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재명 대통령 또한 지난 12일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휘발유, 경유 등 정제유 가격은 계속 안정된다"라고 석유 최고가격제 유지를 시사하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유가에 관한 한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도 연장하기로 했다. 현재 유류세 인하율은 휘발유 15%,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 부탄 각각 25%다.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27달러를 넘어서는 등 중동전쟁에 따른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는 만큼 전쟁 상황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유지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는 적어도 전쟁이 끝날 때까지는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권 관계자도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 감당이 안 된다. 엑싯(Exit)을 고민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석유제품 가격 관리 조치를 당분간 이어가기로 했지만 중동 지역 긴장 상황이 쉽게 해소되지 않으면서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송유관이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의 공격을 받고, 호르무즈 해협 우회로인 홍해 수출 터미널 얀부에서 원유 선적 작업도 중단되면서 원유 수급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정부 재원으로 국내 석유제품 가격을 관리할 수 있지만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정부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당장 연말까지 석유 최고가격제를 유지할지에 대해서도 확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