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찾은 자살시도자 81% 정보 누락…감사원 "정보연계 체계 미흡"
'소방→자살예방센터' 정보 연계 뒷걸음질…절반 가까이 누락
8회 심리상담 동의율 5.7% 그쳐…유족 지원도 '사각지대'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정부가 자살 시도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구축한 정보 공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2일 '정신건강 취약계층 지원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일반인 대비 자살위험이 20∼30배인 자살시도자에 대한 사후관리 강화를 위해 구축한 유관기관간 정보연계 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자살예방법에 따르면 자살 시도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은 자살 시도자의 인적 정보를 자살예방센터에 통보해야 한다. 하지만 2023~2024년 경찰의 정보 제공 건수는 늘어난 반면, 소방의 정보 제공 건수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 결과 소방이 2022년 8월부터 2024년까지 응급실에 인계한 자살 시도자는 2만 4798명이었지만,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만 2346명(49.8%)은 자살예방센터에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자살 시도자의 상당수가 경찰이나 소방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응급의료기관을 찾는다는 점이다. 실제 자살 시도자의 약 61%는 신고 없이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응급의료기관에는 자살 시도자 정보를 자살예방센터에 통보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다. 이 때문에 2020~2024년 응급실을 찾은 자살 시도자 12만 1178명 가운데 9만 8694명(81.4%)의 정보가 자살예방센터에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자살예방센터의 실효성 문제도 지적했다.
현재 자살예방센터는 자살 시도자를 대상으로 최대 8회의 심리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1회 상담 시 자살 비율은 17%였지만, 4회 상담 시에는 5.3%로 낮아져 상담 횟수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자살 고위험군 18만 6373명을 표본 점검한 결과, 8회 상담에 동의한 사람은 1만 536명(5.7%)에 불과했다. 8회 상담 전 중단 사례가 많고, 상담 실적도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어 성과 확인이 곤란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 '자살자 유족' 역시 자살시도자와 함께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나, 자살예방센터에 통보되는 인원은 2.9%에 불과한 상황이라고도 지적했다.
센터 상담 인력의 1인당 적정 관리 인원(30명)을 초과하는 센터가 75개소(평균 47.4명)에 이르는 문제도 있었다.
아울러 10대 학생 자살 예방을 위한 '학생 정서·행동 특성검사'에서 "심각하게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 등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해 학생들의 거짓 답변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감사원은 '삶의 목적 상실', '절망감' 등 우회적 자살 위험 신호를 파악하기 위한 검사방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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