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 용산공원 일부 청년주택 추진…靑 "훼손·오염 부지 활용"(종합)
91만평 중 90% 공원 유지…어린이정원·장교숙소 등 활용 위해 법 개정 추진
靑 "주택 용지로 나은 곳 찾아보자는 것"…서울시·야권 반발에 공론화 예고
- 임윤지 기자,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한재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용산공원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용산공원 부지 대부분은 유지하되 어린이정원과 미군 장교 숙소 등을 일부 활용해 청년 임대주택을 짓겠다는 구상이다.
당정은 용산공원 부지 개발을 위해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을 개정하고, 이후 공론화를 거쳐 주택 공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여권 관계자는 19일 뉴스1과 통화에서 "용산공원 개발을 위해 용산공원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용산공원 부지 90%는 공원으로 남기고 어린이정원 등을 청년임대주택 부지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행 용산공원특별법 4조 2항은 용사공원 본체부지를 공원 외 목적으로 용도 변경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기 발의된 특별법 개정안을 입법해 어린이공원과 장교숙소 등 본체 부지 일부를 주택 부지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법이 개정되면 정부 주도로 용산공원 부지 일부를 개발할 수 있다.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충분한 공론화를 거치겠다는 구상이다. 여권 관계자는 "일단 법을 개정해야 공론화를 거칠 수 있다"며 "당정 간 논의도 추가로 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와 정부도 해당 부지에 청년임대주택을 건설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은 이날 TV조선 뉴스퍼레이드에 출연해 "용산 어린이정원은 이용하는 분이 많지 않다. 이 금싸라기 땅을 잘 이용하는 게 중요하다"며 "(활용 방안은) 청년주택이라고 생각하고, 민간에 팔아서 나눠주는 식으로 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 수석은 공원 개발의 걸림돌인 용산공원특별법과 관련해 "20년 전 서울 주거 상황과 지금 상황을 비교해 보면 많이 바뀌었다"며 "중대한 공익적 목적이 있을 경우 심의를 통해 제척하는 조항을 넣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법 개정을 시사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용산공원 전체 녹지를 밀고 주택을 짓는 게 아니라 그린벨트로서 이미 가치를 상실한 일부 지역에 청년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라고 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채널A '뉴스탑10'에 출연해 "용산공원 전체를 갈아엎어 아파트나 주택을 짓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공원 부지 내에서 공간의 위치나 특성 등을 감안해 공원보다는 오히려 주택 용지로 활용하는 게 더 나은 부지라든지 일부 공간을 찾아보기 위해 머리를 맞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용산어린이정원 부지가 과거 미군기지로 사용돼 토양 오염 문제가 있었던 점을 언급하며 "토양을 정화할 필요성이 있는 매우 훼손된 땅"이라며 "이곳이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보다는 완전히 땅을 파내서 부지를 조성해 주택을 만드는 것이 훨씬 수월할 뿐만 아니라 오염 물질을 신속하게 제거하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염 정화 비용과 관련해서는 주택 건설을 위해 오염 물질을 파내 처리하는 것이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보다 비용 면에서 낫다고 주장했다. 성 수석은 "오염돼 있는 땅의 물질들을 파내서 공원으로 조성하는 데 드는 비용이 오히려 더 막대한 비용이 들게 되는 것"이라며 "주택을 짓기 위해 파내서 다른 쪽으로 옮기는 것이 비용 면에서 낫다"고 말했다.
다만 야권과 서울시가 용산공원 부지 개발을 반대하고 있어 당정청이 개정안을 입법하더라도 실제 개발에 착수하는 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당-서울시 8·13 부동산 대책 토론회'에 참석해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녹지 공간인 용산공원에 아파트 공급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용산공원만큼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고, 꼭 그렇게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전날(18일)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용산공원은 서울 한복판에 마지막으로 남은 대규모 녹지"라며 "'닥공'(닥치고 공급)에도 원칙이 있다"고 반대 의사를 재확인했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에게 용산공원 개발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이날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용산공원 부지에 청년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정부 구상을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용산 미군 반환 부지는 국가공원으로 돼야 한다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의 유지였고 모든 정부에서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상징성을 고려해 용산공원을 국민께 돌려 드리기 위한 작업을 해 왔다"며 "뉴욕 센트럴 파크와 같은 시민 휴식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하던 분이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용산공원특별법은 소위의 논의를 충분히 마무리하지 못한 채 전체회의에서 강행 처리됐다"며 "주민 의견 수렴 그리고 지자체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행정절차법을 명백히 위배한 소지가 크기 때문에 숙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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