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조희대 '서면 제청'에 "전례 없는 일" 불쾌감…대응 수위는 고심
손봉기 후보자 靑과 조율 없이 임명제청…與 "사법쿠데타" 공세
대법관 공백시 재판지연 책임론 불가피…靑 신중 대응 기류도
- 심언기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청와대는 사전 조율 및 대통령 '대면 제청' 관례를 깬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자 서면 제청에 불쾌한 기류가 역력하다.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임명권을 고려하지 않은 독단적 결정이라는 반발이 나온다.
청와대는 이같은 문제의식 속에서도 후속 대응책을 두고선 고심을 거듭 중이다. 여권에선 여당의 과반 의석수를 활용해 국회에서 부결시키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다만 조 대법원장 역시 이같은 당청 반발을 예상하고도 서면 제청을 한 것은 대법관 공백 사태 장기화의 책임을 떠넘기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19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이 전날 추천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는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사전 조율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임명 제청된 것으로 파악된다.
통상 대법원장은 국회 임명동의 및 대통령 임명권을 존중해 후보자를 사전 조율한 뒤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제청하는 수순을 밟아왔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은 사전협의 중 교감 없이 돌연 손 후보자를 서면으로 임명제청해 논란이 불거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임명권에 대한 도전", "사법 쿠데타" 등 조 대법원장을 공개 성토하고 나섰다. 검찰 개혁에 이은 사법 개혁은 물론,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목소리까지 터져나오고 있다.
송영길 전 대표는 전날(18일) "반년 뭉개더니 통보냐"면서 "역대 대법원장들은 임명권자를 직접 찾아 제청해왔다.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이자 헌법기관 사이 존중의 표시인데 조 대법원장은 그 전통마저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이건태 의원도 "청와대와 협의 없이 제청한 것은 그동안의 관례를 깬 것이자 대통령 임명권에 대한 도전"이라며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더라도 민주당은 사실상 대통령 임명권을 침해해 제청된 후보자에 대한 동의안을 부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한으로부터 재판 독립을 지키고, 사법부를 국민의 사법부로 돌려놔야 한다. 대법원장이 판사 인사권을 독점해 판사들을 장악하는 잘못된 제도를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며 "좌고우면 하지 말고 사법부 개혁 끝까지 밀어붙여야 한다"고도 했다.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의원 역시 "대통령 임명권을 무시하겠다고 작정한 조 대법원장의 사법쿠데타가 또 시작됐다"며 "국회와 국민이 조희대에게 반드시 그 책임을 묻겠다"고 가세했다.
청와대 역시 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에 불쾌한 기류가 역력하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고 대통령이 임명권을 갖고 있다. 그동안 관례적으로 협의해 온 것은 헌법 정신을 서로 잘 살피기 위한 것 아니냐"며 "수개월 동안 끌다가 전례 없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전례 없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황당하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했다.
다만 여당이 조 대법원장에 대한 비판 등 선제 대응에 나서면서 청와대는 공식 대응 수위를 두고 여러 시나리오를 면밀히 검토 중이다.
여권에선 대법관 임명 지연으로 재판 차질 등이 현실화할 경우 제기될 책임론 등을 당청이 떠안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부동산·증시 관련 여파가 지속 중인 상황인 만큼 여론 추이를 살피며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아직까지 청와대의 공식 입장은 정리되지 않았다"며 "논의를 거쳐봐야 한다"고 했다.
eonki@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