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철위 "경부선 작업자 7명 사상, 부적정 이동경로·대피조치 미이행 원인"

지난해 8월 남성현~청도역서 무궁화호와 작업자 충돌…2명 사망·5명 부상
국토부·코레일·철도공단에 이동통로 확충·열차감시 강화 등 안전대책 9건 권고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14일 지난해 8월 경부선 남성현역~청도역 사이에서 발생한 무궁화호 열차와 작업자 간 접촉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국무총리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2026.08.14.ⓒ 뉴스1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국무총리실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지난해 8월 경부선 남성현역~청도역 사이에서 발생한 무궁화호 열차와 작업자 간 접촉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부적정한 이동 경로 설정과 대피조치 미이행을 지목했다.

항철위는 14일 지난해 8월19일 오전 10시49분께 경부선 남성현역~청도역 사이 하선에서 제1903 무궁화호 열차가 선로변을 따라 이동하던 작업자 7명과 접촉한 사고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이 사고로 작업자 2명이 숨지고 4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조사 결과 작업 관계자들이 부적정한 이동 경로를 설정해 사고 열차를 등진 상태로 이동하면서 후방에서 접근하는 열차를 인지하지 못한 것이 첫 번째 직접 원인으로 확인됐다.

선로 위험지역에 진입한 뒤에도 즉시 작업을 중지하거나 대피하는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점도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작업자들은 사고 당시 사면점검을 위해 선로변을 따라 이동하고 있었다. 사고 열차는 약 시속 106㎞ 속도로 운행 중이었으며 기관사가 작업자들을 발견해 비상제동을 작동했지만 제동거리 부족으로 충돌을 피하지 못했다.

재연시험과 소음측정 분석 결과 인접 선로를 운행하던 화물열차 소음으로 사고 열차의 경적 소리를 인지하기도 어려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항철위는 작업자 이동계획이 사전에 수립·확인되지 않았고, 작업 관계자들이 열차 운행계획을 충분히 숙지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열차감시원 배치계획이 수립되지 않았고 무자격자가 투입되는 등 열차감시 체계가 미흡했으며, 열차 운행정보 협의와 무선 통보도 이뤄지지 않았다.

또 철도운행안전관리자의 종속적인 계약 구조로 현장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선로 위험지역 외측의 대피공간과 이동통로가 부족했던 점도 사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코레일 사업부서의 사업계획 검토·승인 과정에서 관리와 검증, 감독 기능이 미흡했던 점도 확인됐다.

항철위는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 국가철도공단에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대책 9건을 권고했다.

국토부에는 열차 운행선로 인접 작업 안전대책을 전면 재점검해 재수립하고, 철도운행안전관리자의 독립적인 안전 통제 권한과 작업책임자의 자격요건 등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코레일에는 작업자의 이동 경로와 선로 출입문 위치를 작업계획서에 도식화하고, 열차 운행정보 실시간 무선 통보와 위험성 평가를 강화하도록 했다.

열차감시원 자격·교육 강화, 이동통로·대피공간 및 선로 출입문 확충, 신체 감응형 열차접근 경보장치 도입 등도 권고했다.

국가철도공단에는 선로 위험지역 외측 이동통로와 비상 대피공간을 전수조사해 확충하고, 주요 유지보수 시설물 인근 선로 출입문을 추가 설치하도록 했다.

작업장 위치와 연계한 선로 출입문 정보를 데이터로 제공하고 열차감시원의 현장 숙련도와 실무역량을 검증하는 방안도 마련하도록 했다.

항철위는 2015년 이후 열차와 접촉한 작업자 사상자 가운데 사망자 비율이 60%에 달하는 등 고위험 작업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권고사항의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immu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