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제안' 1500건 육박…李대통령, 국민토론회로 '집값' 승부수

'무주택 대출 완화·1주택 세제 보호'…국민 의견 쇄도
서울 집값 75주째 상승…부동산 정책 신뢰 회복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 2026.7.14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3일 참석하는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앞두고 정책 제안이 1500건에 육박했다. 주택 공급·금융·세제 등 3개 분야 가운데 금융 분야 제안이 가장 많았으며, 특히 무주택자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정부 안팎에선 이번 토론회를 통해 부동산 정책 신뢰를 회복하고 시장의 불안 심리를 진정시켜 '집값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집값과의 전쟁'을 선언했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가격은 7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1500여 건 쏟아진 국민 제안

19일 '부동산토론회.kr'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날(18일) 오후 5시 기준 접수된 정책 제안은 1481건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주택금융 분야가 672건으로 가장 많았고, 주택공급 459건, 부동산세제 343건 순이었다. 정부는 부동산 대토론회에 참석하기 어려운 국민도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지난 12일부터 홈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금융 분야에서는 '무주택자·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제안이 눈에 띄었다. 정부의 대출 총량 관리 속에 최근 은행권이 생애최초 주택구입 대출까지 잇달아 강화하면서, 2030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세제 분야에서는 '1가구 1주택은 건드리지 말아 달라'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보유세 인상 카드를 검토하고 있지만, 1주택자 적용 여부와 초고가 주택에 대한 차등 과세 등을 놓고 막판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시내 부동산에 매매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7.16 ⓒ 뉴스1 김민지 기자
흔들리는 정책 신뢰…"집값 더 오른다" 55%

이 대통령이 부동산 국민대토론회까지 직접 나선 것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 조사(27%)보다 19%포인트(p) 높아진 수치다.

특히 향후 1년간 집값이 현재보다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55%인 반면, 내릴 것이라는 응답은 14%에 그쳤다. 부동산 시장은 정책뿐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에 크게 좌우되는데, 집값 상승 기대가 여전히 강한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지율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52%로 전주보다 1%포인트(p) 하락했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고환율(16%)이 가장 많았고, 이어 부동산 정책이 11%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이상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로 진행, 이외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청와대도 막판 고심…세금·대출 모두 '난제'

청와대 내부의 고민도 깊다.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세제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대가 있지만 적정 보유세 수준을 어디까지 설정할지, 실거주 1주택과 비거주 주택을 어떻게 차등 적용할지 등을 놓고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년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도 쟁점이다.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을 덜기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자칫 집값 상승을 다시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고심을 보여주듯 지난 1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초고가 주택에 대한 차별적 세금 부담에 찬성하면 1번, 반대하면 2번을 입력해 달라"며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전례 없는 즉석 투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서울 아파트값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6일 발표한 7월 둘째 주(14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30%, 전셋값은 0.28% 상승했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전셋값은 모두 75주 연속 오름세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