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오세훈 '서울 주택 행정' 꺼내자 "그 얘기는 나중에 하시죠"(종합)

국무회의 비공개 전환 직전 발언권 부여…"간단하게 인사 하셔라"
부동산 발언은 차단…韓총리도 "토론회 있으니 서류로 받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7.14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한재준 임윤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선 9기 출범 후 처음 열린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정책 관련 발언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오 시장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의견을 밝히려 했지만 한성숙 국무총리와 이 대통령에게 잇따라 제지당했고, 대신 관련 보고서를 제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30회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정책 관련 토론이 진행되던 도중 "총리님, 서울시장 말씀 좀 드려도 될까요"라며 발언을 시작하려 했다.

이에 한 국무총리는 "이것(부동산)은 국민 대토론회가 있으니 그냥 넘기면 좋겠다"며 "시장님이 (말씀) 주실 것은 서류로 받도록 하겠다"고 발언을 막았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준비한 보고서를 정책실장과 부총리께 전달해 드렸다"라며 "오늘 발언 기회를 안 주실 것 같으니 보고서 내용으로 대체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듣던 이 대통령은 "보고서를 내시면, 서울시 재건축·재개발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일반적으로 공급 물량이 많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되는지 현황 보고도 넣어서 (보고) 해달라"라고 주문했다.

이에 오 시장은 "(해당 내용이) 들어있다"고 답했다. 이후 오 시장에겐 발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과 한성숙 국무총리가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7.14 ⓒ 뉴스1 이재명 기자

그러다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기 전 "오 시장님 어디 계시냐"고 찾은 뒤 "당선을 축하드린다"며 "오랜만에 오셨는데 아주 간단하게 인사 한 말씀 하시라"고 발언 기회를 줬다.

이에 오 시장은 "대통령님, 총리님, 국무위원 여러분 노고가 많으시다. 오랜만에 국무회의에 들어왔다"고 운을 뗀 뒤 "대한민국 수도 서울시의 발전과 서울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관계 부처에서 많이 도와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어 "오늘 조금 아쉬운 것은 부동산 관련 대책 회의가 여러 차례 준비가 돼 있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국무회의에서 꼭 여러 위원님들 모시고 그동안 서울시의 주택 행정과 관련해 얘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오 시장의 말을 끊으며 "그 얘기는 나중에 하시죠"라고 제지했다.

이 대통령의 제지에 오 시장은 "다시 한 번 강조해서 말씀드린다"면서 "제가 준비한 보고서에 조금 불편한 내용들도 꽤 들어 있다. 토론 자료로 작성한 만큼 꼭 좀 일독하셔서 다양한 의견이 균형 있게 채택이 됐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을 향해 "말씀드릴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말을 마치자 이 대통령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재개발·재건축이 왜 그렇게 많이 지연되고 있는지 그 이유나 대책도 담아 달라"고 재차 주문했고, 오 시장은 "소상하게 작성해서 보고서에 담겠다"고 답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