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인정 불가" 명시 'CVID' 삭제…'尹→李정부' 달라진 대북 기조
한-EU 정상 공동성명에 한반도 정책 변화 반영
'평화통일' 대신 '비핵·평화·공존·공동성장' 강조
- 심언기 기자, 한재준 기자, 김근욱 기자
(브뤼셀=뉴스1) 심언기 한재준 김근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정상들과 회담을 계기로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북한 핵보유국 인정 불가 방침과 러시아 군사 지원에 대한 강력한 규탄이 담겼다.
북한에 대한 비판 수위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후 가장 강력한 수위로 평가된다. EU 측의 기조를 담은 것으로, 기존 2023년 한-EU 정상회담 공동성명과 비교하면 일부 표현에서 유화적 수위조절도 눈에 띈다.
2023년 윤석열 당시 대통령은 EU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45개 항의 합의 사항을 발표했다.
이중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6항)과 관련해 한-EU 정상은 "우리는 북한의 반복되는 불법 탄도미사일 발사와 지속되는 핵개발,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의 무모한 행동은 국제 및 지역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이어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여타 대량살상무기,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및 기존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할 수 있으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폐기함으로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즉각 준수하고, 모든 관련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6년 이재명 대통령의 한-EU 정상 공동성명에서는 "우리는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부합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다"며 "북한은 조속히 핵확산금지조약(NPT) 상 비핵보유국으로서의 의무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포괄적 안전조치협정을 완전히 준수하고 추가의정서를 발효시켜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북한은 NPT 상 핵보유국으로 절대 인정되지 않을 것이며, 그와 관련한 어떠한 특별한 지위도 가질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유엔 회원국이 관련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북한이 모든 관련 당사국들과 의미 있는 논의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2023년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강력히 규탄", "무모한 행동"이란 강경한 표현에서 한 단계 수위가 낮아진 "심각한 우려 표명"으로 순화된 셈이다.
다만 북한이 최근 강력히 주장하는 핵보유국 지위와 관련해선 "절대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명시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우리 정부의 확고한 기조와 EU 측 입장이 일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핵화 요구 방식에서도 2023년 '완전하고 검증할 수 있으며 불가역적인 방식' (CVID) 표현이 2026년에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최종적 현상 목표치만을 제시한 점도 한-EU 측의 협의를 거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우리 정부는 북한이 NPT상 핵보유국 지위를 향유할 수 없으며, 장기적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흔들림 없이 견지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선 "침략전쟁" 규정을 유지했고, 러시아-북한의 군사협력에 대해선 강력한 규탄 메시지가 새롭게 추가됐다. 2023년 당시는 북한이 러-우 전쟁에 참전하기 전이었다는 점에서 비롯된 차이로 풀이된다.
한반도·대북 정책에 있어서 3년간의 기류 변화도 반영됐다.
2023년 한-EU 정상은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한국의 담대한 구상의 목표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며 "또한 EU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한반도 평화통일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2026년에는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다"며 "우리는 남북교류 확대와 관계 정상화 및 비핵화 달성을 통해 한반도에서 평화적 공존과 공동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대한민국의 적극적 긴장 완화 및 신뢰 구축 조치를 통한 남북대화 재개 노력을 지지한다"고 했다.
이는 '담대한 구상' 대신 '남북대화 재개 노력'에 대한 지지로 톤이 바뀐 것이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통일'이 명시된 2023년과 달리 올해 한-EU 정상 공동성명에서는 '한반도에서 평화적 공존과 공동 성장을 달성'으로 '평화통일'에 대한 언급이 사라진 점이 눈에 띈다.
청와대는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신뢰구축조치 등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및 공동성장 정책에 대한 지지를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EU 공동성명상 한반도 문안은 양측간 한반도 문제에 대한 기본 인식 및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바탕으로 합의된 문안"이라며 "각 사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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