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돈이 마귀라지만 너무 심해"…정유업계 '횡재세' 불똥튀나
중동 불안 속 비정상적 유가 급등 지적…'바가지' 규정하며 경종
재생에너지 대전환 언급…'지산지소' 전력·산업구조 개편 맞물려
- 심언기 기자, 한재준 기자,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한재준 임윤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중동 불안 상황을 기회로 삼은 사익편취 행위를 질타하며 강력한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다. 특히 민생경제와 밀착한 유가의 비정상적 흐름을 지적하고 전방위 대책 추진을 예고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공급망 특성상 최소 수일에서 수십일 이후 반영되는 유류 소매가가 시장에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비정상적 상황을 일종의 '바가지 요금'으로 규정하며 큰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국민적 불안감과 공분도 쌓여가며 수 차례 논의에도 결국 흐지부지됐던 '횡재세' 논란으로 불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유가 수급 및 가격에 종속적인 우리 에너지정책 전반의 대전환까지 언급하면서 향후 정부의 구체적 기조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임시 국무회의에서 "공동체에 위기가 왔을 때 그걸 이용해 돈을 축적하는 행태를 제재할 수 있는 제도를 검토하라"며 "휘발유 가격에 바가지를 씌우는 행위에는 엄중 대응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 상황을 이용해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는 행위는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아무리 돈이 마귀라고 하지만 너무 심한 것 같다"고 정유사 및 주유 업계를 정조준했다.
이 대통령은 "지역별로, 유류 종별로, 현실적인 최고 가격을 신속하게 지정하라"며 "유류 바가지는 현재는 단속이 불가능한 것 같은데 제도를 신속하게 점검해 보라. 유류만 이렇게 방치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현재의 불공정행위 억제·단속의 한계점을 지적하면서 향후 징벌적 과징금, 나아가 형사적 처벌이나 제재 강화 방안이 정부를 중심으로 중점 논의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 대통령이 유류 업계의 행태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면서 정치권의 '횡재세' 논의로까지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정유사들의 역대급 호황과 '난방비 폭탄' 문제가 겹치며 2023년 현재의 여권을 중심으로 횡재세가 추진됐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은 "과도한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은 유럽 등에서 채택하는 횡재세만큼은 아니더라도 부담금 등을 통해 국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상쇄해줬으면 좋겠다"고 문제의식을 드러낸 바 있다.
이후 정유사들의 수익성이 다시 악화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는데, 이번 중동 정세 변화 이후 유가 급등 현상이 다시 횡재세 논의를 불붙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대통령이 단기 에너지 수급 대책을 넘어 에너지 정책 대전환을 거론한 점도 눈길을 끈다. 화석연료 비중 축소와 함께 지산지소(지역 생산·지역 소비) 원칙에 따른 전기요금 구조 변화 추진 필요성을 역설해 향후 정부 정책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얘기처럼 사실 이제 국제 유가 또는 원유 조달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수 있는 일이고, 과거에도 반복됐던 일"이라며 "이번 기회에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좀 신속하게, 대대적으로 하는 게 어떨까 싶다. 좋은 기회 아닐까 싶다"고 했다.
이어 "화석연료 의존도를 최소한으로 내리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계속 높여야 하지 않느냐"며 "근데 실제로는 좀 쉽지 않은 상태다. 특히 송전망 부족 때문에 서남해안쪽 재생에너지는 생산 여력이 있는데도 지금 제대로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송전망 확충도 하루 이틀에 되는 건 아니고 좀 신속하게 해야 되는데, 더 근본적인 과제는 소위 지산지소 원칙에 따라 에너지가 생산되는 지역에서 소비될 수 있게 하는게 제일 중요하지 않느냐"고 했다.
이는 송전망 등 부대비용이 저렴한 전력 생산지 인근에 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인식인 셈이다. 주로 지방에 집중된 전력생산 구조에 발맞춰 반도체, 데이터센터, 배터리 등 전력 수요가 높은 산업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는 '5극3특'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는 분석이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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