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아닌 '투기' 겨냥한 李대통령…5년前 꺼낸 '부동산감독원' 가시권
연휴 기간 X에 8건 글 올려…'부동산 메시지' 5건, 절반 이상
2021년 구상한 부동산 감독원에 '수사권'…'투기 근절' 특명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설 연휴 기간 하루에 한 건꼴로 '부동산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새해 소원을 언급하면서 '부동산 공화국 극복'을 가장 먼저 꼽을 정도의 강한 의지를 천명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겨냥한 대상은 다주택자 자체가 아니라 '투기 세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주택자를 사회악으로 규정한다"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주장이 이어지자, 정책을 둘러싼 잡음을 차단하기 위해 적극 반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의 선봉에 설 '부동산 감독원'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부동산 감독원에 수사권을 부여, 투기성 거래를 차단하고 시장 안정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18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설 연휴가 시작된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자신의 엑스(X)에 총 8건의 글을 직접 올렸다. 이중 절반인 5건이 부동산 관련 메시지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저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추구할 뿐 집을 팔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며 "부동산 투자·투기에 부당한 특혜를 회수하고 상응하는 부담을 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가 "부동산 겁박을 멈추라"고 비판한 데 따른 반박이었다.
같은 날 오후엔 "수십년간 여론조작과 토목 건설 부동산 투기로 나라를 잃어버린 30년의 위험한 구렁텅이 직전까지 밀어 넣으며 그 정도 부와 권력을 차지했으면 이제 그만할 때도 됐다"며 부동산 정책을 비판한 언론을 직격했다.
이 대통령은 16일엔 장 대표를 직접 호명하며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 되고, 이들을 보호하며 기존의 금융 세제 등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느냐"라고 공개 질의를 하기도 했다.
이후 장 대표가 "다주택자를 무조건 사회악으로 규정한다"고 비판하자, 이 대통령은 18일 "사회악은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다주택이 돈이 되게 만든 정치인들"이라고 재차 맞받았다.
부동산 정책은 이 대통령의 강한 드라이브만큼이나 시장의 우려도 적지 않다. 과거 정부들 역시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잇달아 내놨지만,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역풍에 직면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종료한다. 금융당국도 다주택자의 '대출 연장' 관행을 손질하기로 한 상황이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대출 규제 강화라는 민감한 고비를 앞두고, 정책에 대한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대통령이 직접 전면에 나서 연일 메시지를 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소원 성취'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부동산 공화국 극복"을 대통령의 '절실한 일'로 가장 먼저 언급하는 등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같은 날 본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설마가 부동산 잡는 해'라는 제목의 만화를 공유하며 "재미있네요"라고 적기도 했다. 이 만화는 2026년의 상징인 붉은 말이 '땅투기'라고 적힌 돼지를 발로 밟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부동산감독원'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여당은 올해 상반기 안에 입법을 마무리한 뒤, 하반기 중에 부동산감독원을 정식 출범할 계획이다.
부동산감독원을 통해 △가격 담합 △업·다운 계약 △전세 사기 △꼼수 대출 등 집값을 왜곡하거나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각종 불법·편법 행위를 바로잡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신설될 부동산감독원 소속 공무원은 '특별사법경찰'로 지정한다. 단순한 행정조사를 넘어 직접 수사까지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이 같은 구상을 밝혀왔다. 당시 이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며 "수사권을 가진 부동산감독원을 만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다만 야당인 국민의힘의 반발로 입법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를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이끌고 있는 만큼, 법안 심사 단계부터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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