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무슨 수 써서라도 집값 안정"…'다주택·투기' 전면전 예고
"제도는 필요하면 바꿔야…국민이 지지하는 정책 행사할 의지"
"망국적 투기, 나라 망쳐"…'1주택·실수요' 제외한 타깃 설정 관건
- 심언기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집권 8개월차에 접어드는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상승세를 꺾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시장의 자율적 기능에 힘을 실어왔지만 투기 수요로 인한 인위적 상승세의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판단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양도세 중과 면제 일몰을 예고한 가운데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적 세부담 카드 활용 가능성까지도 열어두며 강력한 집값 안정 의지를 보이고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고민을 드러내며 '최후의 강력한 정책적 수단'을 언급하는 등 투기적 수요에 대한 공개 경고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1월31일)부터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계곡 정비나 주가 5000 달성이 세인들의 놀림거리가 될만큼 불가능해 보이고 어려웠지만 총력을 다해 이뤄낸 것처럼, 그보다는 더 어렵지도 않고 훨씬 더 중요한 집값 안정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성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값 안정을 위해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가능한 수단은 얼마든지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정치적 유불리 때문에 지금까지는 최적의 강력한 수단을 쓰지 못해온 것이 사실"이라면서 "국민을 믿고 정치적 유불리에서 벗어나면 반드시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지만,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국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제 문제까지도 활용할 수 있다는 의중을 내비쳤다는 평가다. 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를 방치할 경우 민생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국정동력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당대표 및 대선후보 시절 인위적 부동산 시장 개입에 부정적 견해를 수 차례 피력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두 차례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 시장의 투기 심리가 수그러들지 않자 극약 처방까지 고민하는 모습이다.
금리 상승 국면과 맞물린 집값 상승은 가계부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유동 자금이 부동산에 묶이면 소비 위축과 시중자금 유동성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코스피 시장 활황세도 위축될 수 있다.
또한 2030 세대의 거주난은 가뜩이나 낮은 출산율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부동산 투기 부작용이 사회 전반에 걸쳐 발생한다는 점 등도 두루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기류 변화는 올초부터 감지됐다. '최후의 수단'이란 전제를 달았지만 세제 대책을 겸한 부동산 정책 전환 가능성을 열어두는 언급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세금은 재정 확보를 위한 수단인데 규제 수단으로의 전용은 바람직하지 않고, 가급적이면 자제하는 게 좋다"면서도 "그러나 필요한 상태가 됐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안 쓸 이유는 없다"고 했다.
이어 "예정한 선을 벗어나 (부동산이) 사회적 문제가 될 상황이라면 당연히 세제 수단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세제를 통해 부동산 정책을 하는 건 깊이 고려하지 않는다"며 "마지막 수단으로 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수위를 낮췄다.
나흘 후인 지난달 25일에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관련해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그게 오산"이라며 세제 정책 병행의 물꼬를 텄다.
이 대통령이 지난 1월부터 이날까지 부동산과 관련해 SNS 글을 9차례 올린 것도 집값 안정을 위한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강력한 세제 카드를 시사했지만 1주택 실수요자가 아닌 투기 목적의 다주택자로 대상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국민의 지지와 동의를 전제했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이 대통령은 "국민 다수가 지지하는 합법적이고 정당한 정책 수단이 있고, 이 권한을 행사할 의지가 있는 정부에 맞서면 개인도 손실, 사회도 손해를 입는다"면서 "제도란 필요하면 바꿀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언론을 향해서도 "망국적 투기 두둔이나 정부 '억까'(억지로 깎아내리기) 만큼은 자중해 주시면 좋겠다"며 "제도 속에서 하는 돈벌이를 비난할 건 아니지만 몇몇의 불로소득 돈벌이를 무제한 보호하려고 나라를 망치게 방치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주택 투기 수요를 겨냥한 핀셋 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그 시점도 주목된다. 최근 발표된 정부 공급대책에 대한 시장 반응과 함께 이 대통령의 잇단 공개 경고로 시장이 안정되는지 여부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민감한 시점이란 점도 변수로 꼽는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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