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밀착한 李대통령…중일 갈등 거리두고 실리 챙겼다
한한령 단계적 해제 실마리…中 서해구조물 철수할 듯
中 갈라치기 프레임 거리두기…"나서야 할 때 나서야"
- 한재준 기자, 심언기 기자, 한병찬 기자, 노민호 기자
(상하이·서울=뉴스1) 한재준 심언기 한병찬 노민호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한중 관계가 전면적으로 복원되는 전기가 됐다. 최대 현안이었던 한한령(한류 제한령)과 서해 구조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성과도 얻었다.
한중 정상회담 기간에 중국은 한국과 밀착을 미·일 견제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은 외교적 모호성을 기반으로 한 '거리두기 전략'으로 실리를 놓치지 않았다는 평가다.
8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순방 기자단 간담회에서 방중 성과에 대해 "생각보다 더 많은 진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정상회담에서 한중 간 신뢰 회복과 국민 간의 우호적 인식·공감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는데 그 점에서는 매우 큰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의 방중은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주 방문에 대한 답방 성격이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과의 문화·인적 교류를 통한 관계 복원에 초점을 맞췄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한령이 혐중 정서의 빌미가 되고 있다며 문화 교류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중국은 그간 한한령의 존재를 부인해왔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석 자 얼음이 한 번에 녹지 않고, 과일은 익으면 저절로 떨어진다"며 우호적으로 문화 교류의 복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그들의 표현에 따르면 질서 있게, 유익하게, 건강하게 이 문제는 잘 해결될 것"이라며 "조짐 정도가 아니라 명확한 의사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콘텐츠 분야를 포함한 32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것도 단계적 한한령 해제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중 간 민감 현안이었던 서해 구조물과 공동관리 수역 경계 획정도 담판을 지었다.
한중 양국은 양국의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서해 일대를 잠정조치수역(PMZ)으로 설정해 이 일대에서 어업 활동 외엔 다른 활동을 하지 않기로 했는데 중국이 해당 구역에 '심해 양식 장비' 명목으로 '선란 1, 2호' 등 관리 시설을 설치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 측이) '관리 시설은 철수하겠다'고 해서 아마 옮기게 될 것 같다"며 "공동 관리 수역을 선을 그어 관할을 나눠버리면 깔끔하다. 우리 입장에서는 (공동 관리 수역을) 편하게 '중간을 그어버리자. 당신들 마음대로 써라, 그 안에서', 그 얘기를 (중국과) 실무적으로 하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중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서해 경계획정을 위한 차관급 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시 주석과 1년에 한 번 이상은 만나자고 제안하면서 고위급 대화 등 한중 소통 채널 복원도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국제정세보다는 우리가 얻을 실리 측면에 집중해 시 주석과 대화를 끌어간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영토·양안 문제를 두고 대립 중인 중국 측은 한중 정상회담을 전략적 카드로 쓰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한중 양국의 항일 역사를 부각하는 한편 "역사의 올바른 편에 굳건히 서서 정확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한 것도 미국과 일본, 대만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특히 중국은 이 대통령의 방중 기간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하며 '갈라치기' 전략을 구사하기도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중국의 이같은 메시지에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착하게 잘 살자', 공자 말씀으로 들었다"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또 "우리는 일본과의 관계도 중국과의 관계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다툴 때 옆에 끼어들게 되면 양쪽으로부터 미움받을 수 있다"며 "우리의 역할이 필요할 때, 실효적으로 의미가 있을 때는 (개입)하겠지만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매우 제한적으로 보인다. 나설 때 나서야지 안 나설 때 나서면 별로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고 중일 갈등 상황에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드러냈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 입장에서 한중 정상회담은 미국과 일본, 대만에 보내는 다중적 의미와 목적, 의도가 담겼다"며 "일본은 불편하겠지만 우리가 중국이 짜 놓은 프레임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상회담을 계기로 만든 한중관계 복원을 구체화하기 위한 과제가 양국 간 소통 채널을 통해 현실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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