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실용외교 2막…한중관계 복원, 한미일 동맹 시험대
한중 소통 채널 복원, 한한령 해제 기반 마련…경제협력 동력도
中, 한일 정상회담 앞둔 李대통령에 선택 압박…실용외교 난제
- 한재준 기자, 심언기 기자, 한병찬 기자
(베이징·서울=뉴스1) 한재준 심언기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중관계 전면 복원의 기틀을 다졌다. 한중 간 문화·콘텐츠 교류 확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의 기반을 확보하는 등 윤석열 정부 기간 경색된 한중 관계의 진전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다만 중국 측은 여전히 미중 패권 경쟁과 양안 문제 등에 있어서 한국의 '선택'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한미일 동맹과 한중 관계 사이에서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6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애초 예정된 시간은 60분이었으나 양국 현안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가면서 총 90분간 회담이 진행됐다.
경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한중관계 복원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했다면 두 달 만에 열린 이번 회담에서는 구체적인 관계 개선 방안이 논의됐다.
양국 정상은 정상 간 만남을 매년 이어가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고 양국 외교당국도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대화 채널을 복원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2026년은 한중관계 전면 복원의 원년"이라고 했고 시 주석은 "한중 양국은 더욱 자주 왕래하고, 부지런히 소통해야 한다"고 하며 한중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우리 정부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제) 배치 결정 이후 지속된 중국의 한한령도 해제 계기가 마련됐다.
양국은 바둑·축구 분야 교류를 시작으로 드라마·영화 등 콘텐츠 분야도 실무부서 간 협의 하에 진전을 모색키로 했다. 민감 현안인 서해 구조물 문제도 건설적 협의를 이어나가기로 합의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서해구조물 문제와 관련해 "진전을 기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양국 제조업·에너지·ICT·콘텐츠 등 분야 기업들 간 32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경제 협력 동력도 확보했다.
한중 양국이 민감 현안에 있어서도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며 관계 복원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출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가 양안 문제에 대해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내며 중국과 대립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도 한중 정상회담 성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위 안보실장은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양 정상이 개인적인 인간 관계나 교감 관계가 한 단계 올라갔다. 굉장히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 취임 7개월 만에 한중 정상이 상호 방문을 완성하면서 경색된 한중 관계는 개선의 기틀을 마련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굳건한 한미일 동맹의 토대 아래 한중 관계를 개선한다는 실용외교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향후 이어질 한미, 한일 대화 과정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한중 관계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하면서도 국제정세에 있어서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에 치우치는 점을 지속적으로 경계하고 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도 "현재 세계는 100년의 변화가 커지고 있고 국제정세는 복잡해지고 있다. 역사의 올바른 편에 확고히 서서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안 문제를 두고 중일이 대립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에 선택을 요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시 주석은 "중한은 경제 세계화의 수혜자로서 보호주의에 공동 반대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해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와 포괄적이고 포용적 경제 세계화를 추진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며 미국의 관세 정책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국은 우리가 호응하면 길게 관계를 가져가는 거고 그게 안 될 경우에는 더 강한 채찍질, 보복이 들어온다"며 "최소한 우리에게 중립은 지켜달라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당장 이달 중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앞둔 이 대통령은 중국과의 대립각을 세우지 않으면 한미일 동맹 강화를 이끌어가야 할 숙제를 안았다.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미중일 정상과 상호 방문을 완성한 만큼 향후 행보가 실용외교 2막의 성패를 가를 거란 전망이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우리에겐 미일과의 동맹도 있고 한미일 삼각 공조도 있는데 중국의 입장을 수용하기는 어렵다. 지금 상황에서는 한국에 좋은 점이 없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중국과 각을 세우지 않겠다는 게 큰 줄기"라고 진단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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