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생중계 업무보고, 넷플보다 재밌대…국민 관심 좋은 현상"

공직자들에겐 "폭탄 떨어질까 긴장되죠? 그렇게 생각 말라"
"진짜 문제는 모르는 걸 아는 척 하는 것…그럼 판단 왜곡"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한병찬 조유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생중계로 진행되는 정부 업무보고에 관해 "요새 넷플릭스보다 재미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국민이 국정에 관심을 갖는 건 좋은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등 부처 업무보고에서 "(업무보고에 관한 국민의) 관심이 많이 높아졌다. 시청률이 높지 않을까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들 긴장되죠, 무슨 폭탄이 떨어질까.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며 "숫자를 외웠거나 뭘 체크하는 사람이 아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하라"고 밝혔다.

이어 "다 안다는 건 정말 특이한 케이스로, 숫자를 모두 외울 순 없다"며 "그냥 궁금해서 말하는 거니 모른다고 하라. 담당실무자가 있으면 실무자가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모르는 걸 아는 척하지 마라. 모르는 것도 문제인데, 진짜 문제는 모르는데 아는 척하는 것"이라며 "그럼 판단이 왜곡된다. 더 나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업무보고를 할 때 왜곡 보고하지 말자. 왜곡은 의도가 들어간 것"이라며 "일부러 속이기 위해 하는 건 정말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하고, 슬쩍 곤란한 상황을 넘기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끼리는 그러지 말자. 문제 삼을 것도 아닌데, 의도적이진 않지만 모면하기 위한 허위보고는 하지 말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각 부처 안에서도 가급적이면 그렇게 적당히 때우고 하지 말라"며 "의사 결정을 왜곡하니까 그런 거고, 허위 보고도 문제인데 보고 누락, 보고해야 하는데 안 하고 숨기는 것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냥 투명하게 했으면 좋겠다. 상사를 속여야 하면 그만두고 속였으면 좋겠다. 보고는 객관적으로 투명하게"라며 "보고를 제대로 못 할 정도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보고 이야기할 때도 편하게 하라. 모르는 것보다는 낫다"며 "대통령이라고 어떻게 국정을 다 파악하나. 그냥 궁금한 거 몇 개 물어보는 것이고, 업무보고라는 게 본질적으로 국민의 일을 하는 것으로, 상사로 표현된 국민의 시각에서 물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생중계 중인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질문이나 질타에 공직사회가 긴장하고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도 "물론 각 부처 공무원 입장에서는 새로운 방식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고, 예년과 같은 형태로 업무보고하면 아마 편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국정이 국정의 주체인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돼야 국민 중심 국정운영이라는 게 말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