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정상외교 복원…내년 경제성장·한반도 평화로 '시선'

G20으로 올해 다자외교 마무리…취임 6개월 '정상외교 복원'에 총력전
李 내년도 '질적·공정 성장' 드라이브…한반도 평화 정책 분기점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1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O.R. 탐보 국제공항에 도착해 공군1호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끝으로 올해 다자 외교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6월 취임 이후 '정상외교 복원'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온 6개월이었다.

12·3 비상계엄 이후 공백이었던 우리나라 외교를 정상궤도에 올린 이 대통령은 내년부터 본격화 할 '경제성장'과 '한반도 평화' 구상 실행에 매진할 전망이다.

G7부터 G20까지 다섯 차례 다자외교 강행군

2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는 취임 이후 6개월 동안 12·3 비상계엄으로 흔들린 국가 시스템 정상화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 핵심 키워드도 '회복과 성장'이었다.

정상외교 복원 역시 '회복'의 핵심 과제였다. G7 정상회의로 성공적인 국제 외교 무대 데뷔전을 치른 이 대통령은 △유엔 총회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G20 등 굵직한 다자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했음을 당당히 선언한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또한 중견 5개국 협의체인 '믹타'(MIKTA) 회동을 주재하며 다자주의 협력을 강화했고, G20 참석을 계기로 중동·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와의 외교 지평도 확대했다.

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카이로대학교에서 '함께 여는 빛나는 미래'라는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내년 핵심 키워드 '질적·공정 성장'…"모두 함께 잘 사는 세상"

취임 후 반년 동안 대외·대내 시스템 회복에 집중한 이 대통령은 내년을 본격적인 '성장 전환 원년'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 키워드는 질적 성장·공정 성장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국가 미래를 발전시키는 데 있어 성장을 최우선 과제에 올리고 있는 것은 맞다"며 "올해까지는 위기 대응과 회복·정상화에 집중했지만 내년부터 성장과 도약에 총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질적 성장을 떠받치는 핵심 축은 이 대통령이 제시한 '글로벌 AI 3대 강국 도약' 구상이다. 정부는 인공지능(AI)·연구개발(R&D) 등 미래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를 내년도 예산안에 대폭 반영했다.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대전환에는 10조 1000억 원이 편성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깔고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의 고속도로를 낸 것처럼 이제는 AI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서 도약과 성장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말하는 성장은 단순한 양적 성장을 의미하지 않는다. 성장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낼 자원과 기회를 공정하게 분배하는, 공정 성장도 내년도 국정 주요 과제로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아부다비 카사르 알 와탄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한반도 평화 정책 분기점…E·N·D 이니셔티브 본격화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를 계기로 발표한 정부의 한반도 평화 구상인 'E·N·D 이니셔티브'도 본격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E·N·D 이니셔티브는 남북 간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의미한다. 이 대통령은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하고,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 가겠다"고 말했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지만 정부는 북미 대화 재개를 통해 남북 대화 여건을 마련하는 간접적 접근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북한과의 적대적 대립을 끊어내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방부는 지난 17일 북한에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 기준선 설정을 위한 남북군사회담을 제안하기도 했다.

내년 초 북한의 9차 당대회를 앞두고 정부가 대북 메시지를 준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12·13 남북기본합의서 서명일을 전후해 대북 유화 메시지가 발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