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중동 순방 마치고 G20…'글로벌 사우스' 본격화

李대통령, G20 본무대서 국익중심 실용외교 지평 넓힌다
UAE·이집트서 경제·안보 성과 확보…수출시장 다변화 구상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아부다비 카사르 알 와탄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숨 가빴던 '4박5일' 중동 외교전을 마치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향한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이집트를 잇달아 방문해 '경제·안보' 성과를 확보한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대선 때부터 강조해 온 '글로벌 사우스'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집트 카이로를 떠나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로 이동할 예정이다. G20 정상회의는 주요 7개국(G7)과 브릭스(BRICS), 믹타(MIKTA) 회원국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아르헨티나·유럽연합·아프리카연합 등 21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국제경제 협력 최상위 포럼이다.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글로벌 사우스'로 대응

이재명 정부는 이번 G20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국익 중심 실용외교' 지평을 중동 및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로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한미 관세·안보 협상을 계기로 수출 시장 다변화 및 다각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해 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16일 이 대통령이 재계 총수들을 만난 자리에서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에 따른 수출시장 다변화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이 '뉴노멀'로 자리 잡은 현 상황에서 높은 성장 가능성과 풍부한 자원, 젊은 인구를 보유한 글로벌 사우스로의 경제 영토 확장을 통해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은 2023~2029년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평균 6.3%로 빠른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도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 추진을 통해 외교 영역을 확대하고 수출시장과 품목의 다변화를 추진해 무역구조를 혁신하겠다는 구상을 '10대 정책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성일광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G20 정상회의에는 글로벌 사우스에 있는 중견국 인도·브라질·멕시코 또 중동 국가들이 많이 참석한다"며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경제·외교 협력을 같이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아부다비 카사르 알 와탄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李, UAE-이집트 집중 공략…"중동 진출 베이스캠프"

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UAE와 이집트를 공들여 방문한 것도 글로벌 사우스 공략을 본격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이번 방문을 통해 중동·아프리카로 외교 지평을 넓히고, 경제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취임 후 첫 국빈 방문지로 UAE를 선택한 이 대통령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AI·반도체 △원자력 △국방·방산 △'UAE K-시티' 등 공동 프로젝트 발굴 등 8개 분야의 구체적 협력 방안을 합의했다.

특히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 참여를 끌어낸 것은 최대 성과로 꼽힌다. 200억 달러(30조 원) 규모의 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다수 참여할 것으로 관측되고, 향후 1000억 달러까지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우리 기업의 AI 분야 해외 진출이 가속화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아부다비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중동·아랍 쪽에서 UAE는 우리의 일종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집트에서는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이집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체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미세 문구 조정을 거쳐 이르면 올해 안에 정식 서명 절차를 거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집트는 북아프리카 최대 제조업 기반국이자 아프리카·중동·유럽을 잇는 핵심 허브"라며 "CEPA는 광범위한 경제 협력을 뒷받침할 중요한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성 교수는 "우리 정부가 가자지구 난민을 위해 이집트 적신월사에 1000만 불을 기여하겠다고 했는데 이집트뿐만 아니라 중동 국가들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며 "대통령이 직접 중동에 가는 것 자체가 기업에 상당히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UAE 국빈 방문을 마치고 다음 순방지인 이집트로 향하는 공군 1호기 내에서 집무를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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