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한미 협상 초반 "낭떠러지 뛰어내릴 용기 있어야 이겨"

김용범 실장 뒷얘기 소개…"8월 정상회담 무산될 뻔"
부동산 대책 "필사적으로 주택공급 방안 찾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운영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내년도 예산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2025.11.1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9일 한미 관세·안보 협상 초반 이재명 대통령이 참모진에게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릴 용기 있는 사람이 이긴다"고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김 실장은 이날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미국 측 관료들과의 협상에서 물러서지 말고 국익을 지키라는 치열했던 협상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했다.

김 실장은 "(관세 협상 때문에)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이 무산될 뻔했다"며 "8월 정상회담 결과가 발표 안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막바지 최종안도 대통령께 거의 다 타결된 것 같다고 보고했는데, 그러면서도 기준을 확 올렸다"며 "가장 신경 쓴 것은 매년 200억 달러를 넘을 수 없다는 표현이었다. 우리는 '표현'을 받아왔는데 대통령은 더 강경하게 깔끔하게 200억 달러 아니면 못 하겠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의를 기반으로 후대까지 영향을 미친 그런 결정을 한 것"이라며 "(대통령은) 표현 갖고는 충분하지 않다고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핵추진잠수함 건조 장소에 대해서는 "필리조선소는 작다. 거기서 지으려면 먼저 5~10년 조선소를 지어야 한다"며 "아마 (트럼프 대통령이) 필리조선소 상황을 몰라서 한 말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전날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설전을 벌인 것에 대해 "국회는 참 어렵다. 의원님들도 정해진 시간 안에 말씀해야 하고 하다 보니"라며 "더 부드럽게 답변하는 훈련을 더 해야겠다"고 토로했다.

김 실장은 "우상호 정무수석께서 말려주셔서 고맙고 김병기 운영위원장께서도 상황을 마무리시키려고 그러신 것"이라며 "김 위원장님도 고맙고, 김 의원도 전혀 모르시는 분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사회자가 '기왕 이렇게 캐릭터가 잡힌 것 더 세게 하라'고 말하자 "그건 아니다. 송구하고 제가 잘해야죠"라고 답했다.

앞서 김 실장은 전날(18일) 운영위 전체 회의에서 김 의원과 '가족 문제'를 두고 충돌했다. 김 의원은 김 실장의 갭 투자 의혹을 제기하며 "따님한테 임대주택 살라고 얘기하고 싶으세요"라고 질의했고, 김 실장은 "가족에 대해 그런 식으로 하지 마세요"라고 반발했다.

우상호 정무수석 등이 김 실장을 말렸지만 김 실장은 "공직자 아버지를 둬서 평생 눈치 보고 살면서 전세도 부족한 딸에게 갭 투자는 무슨 말씀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김병기 운영위원장이 "뭐 하는 것이냐"고 호통을 쳐서야 김 실장은 "송구하다"고 했다.

김 실장은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주거 안정과 부동산 시장 안정적 관리하고 주거복지를 개선하는 게 목표"라며 "강한 조치(10·26 대책)로 시간을 벌어놓으면 몇 달 안에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 필사적으로 관계 장관회의를 구성해서 주택공급 방안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