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과 각세우는 金총리 의중…차기 당대표? 서울시장?
종묘 앞 세운 재개발·한강버스·감사의 정원 등 연일 대립각
총리로서는선 이례적 행보에 정치권 안팎 '차기 행보' 추측
-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가 연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여권이 열세로 평가받는 서울시 공략을 위한 저격수로 나서는 모습이다.
국무총리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에 관여하는 모습이 매우 이례적이란 점에서, 차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출마를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에서도 '사전 선거운동'이라며 김 총리의 행보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총리실에 따르면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조성 중인 '감사의 정원' 공사 현장을 찾은 뒤, 행정안전부에 사업의 법적, 절차적, 내용적 문제는 없는지 확인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감사의 정원은 서울시가 6·25 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의미를 담은 상징 공간으로 조성 중인 사업이다.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22개 참전국을 상징하는 빛기둥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받들어총' 형태로 조성된다.
김 총리는 "광화문은 대한민국의 얼굴이며 대표적 국가 상징 공간이자 문화국가의 미래 상징"이라며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을 모신 광화문에 굳이 받들어총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을 국민들이 이해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적 관점에서 멀리 보고 국민의 뜻부터 확인했으면 좋겠다"며 "그렇게 서두를 필요가 있나. 그 취지는 광화문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유독 오 시장의 시정 업무을 겨냥하는 모양새다. 지난 10일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맞은편에서 진행 중인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이 논란이 되자 직접 현장을 찾아 오 시장을 비판했다.
그는 "종묘에서 보는 눈을 가리고 숨을 막히게 하고 기를 누르게 하는 그런 결과가 되는 것"이라며 "서울시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사안이 아니고, 한 시기에 시정이 그렇게 마구 결정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종묘 앞 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바로 턱하고 숨이 막히게 되는 것으로, (개발을 놔두면) 기가 막힌 경관이 돼버리는 것"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유산청에 "종묘 보존을 위해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신속히 검토하고, 서울시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라"고 지시했다.
김 총리는 전날에도 한강버스 멈춤사고에 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서울시는 한강버스 안전 운항을을을 위한 점검과 후속조치를 조속히 완료하고, 필요시 일시 중단 기간 연장 등을 포함한 승객 안전 확보 방안을 추가 검토해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오 시장과 국민의힘은 김 총리의 비판에 반박하고 있다. 오 시장은 세운 재개발 사업 관련 김 총리의 지적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만나 대화하자"며 "'종묘를 가리는 고층빌딩 숲'이라는 주장은 왜곡된 정치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김 총리가 여론전에 앞장서고 있다"며 "총리라는 권한을 이용해 오 시장을 향한 정치적 공격을 이어가는 모습은 민생과 경제보다 선거에 더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국민적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리의 자리는 정쟁의 첨병이 아니라 국정 운영의 중심에서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자리"라며 "즉각적인 오세훈 때리기를 중단하고 국정 운영에 전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야당 지방자치단체장을 겨냥한 공세를 펼치는 모습에 차기 행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김 총리는 내년 지선 서울시장 후보는 물론 차기 민주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우려가 나오는 사안들에 대해 총리가 현장을 직접 챙기는 민생 현장 행보일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lg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