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회담 D-1, 대통령실 비상 체제…"트럼프 리스크 최소화"

李대통령, 릴레이 참모진 회의·보고…국무회의 김 총리 주재
APEC 의장 일정 강행군…한중·미중·한일 정상회담 빅 이벤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현시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 도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2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한병찬 기자 = 한미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통령실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관세 협상 교착에 '노딜' 전망까지 나오면서 '트럼프 리스크' 최소화 방안 마련에 고심을 거듭 중이다.

2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참모진 보고와 비공식 내부 회의를 잇따라 개최한다. 매주 화요일 주재해온 국무회의도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사회권을 넘기고 한미 정상회담 및 APEC 정상회의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회의 아니면 보고받는 비공개 일정이 죽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호스트로서 개최하는 첫 국제행사인 만큼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과 외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후 27일 일본을 방문했다. 미일 정상회담 등 2박 3일 일정을 소화한 후 29일 방한해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일본에서 진행되는 미일 정상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의 5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펀드 중 △현금 비율 △투자 기간 △용처 △이익분배율 관련 구체적 합의안이 발표된다면 한미 관세협상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아울러 GDP 대비 3.5%로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는 미국 측 요구를 일본이 어느 정도 수용할지 등도 우리 정부의 안보 관련 대미 협상에 참고가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일본은 우리와 경제규모가 다르고 달러 보유량도 많아 단순 비교해서 대응해선 안 된다. 일본과는 다른 협상 스탠스를 가져가야 한다"면서도 "합의 결과는 우리도 면밀히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펀드 세부 사안을 두고 대립 중인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계기 타결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지만, 협상 상황에 따라선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타결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통령은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모든 것이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 있다"면서 "한국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정도가 되면 안 된다"고 했다.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도 "이번(APEC 정상회의)에 바로 타결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당면한 한미 정상회담 이후 일정도 간단치 않다. APEC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이 대통령은 1인 2역을 소화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APEC 계기 양자·다자회담 등을 10개 이상 소화하고, 환영 오만찬도 주재하는 등 강행군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중 정상회담, APEC 정상회의 성패 좌우할 중대 분수령

특히 30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은 APEC 정상회의 성패를 좌우할 중대 분수령으로 꼽힌다. 양국이 최근 한발씩 물러선 모습을 보이며 극단적 대립으로 치닫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최종 회담결과는 예측불허 상황이다.

관세 협상 타결 유무와 별개로 미국이 우리의 최대 동맹국인 만큼 한중 정상회담 분위기는 '트럼프-시진핑 회담' 후폭풍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밖에 '포스트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총리와의 첫 정상회담 역시 향후 한일관계 설정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일정이다.

대통령실 다른 관계자는 "관세 협상은 이번에 타결될 지 여부가 불투명하고, 우리가 주최하는 APEC 성공이 최우선 목표"라며 "국익 우선 틀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