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협력' 李대통령 귀국길…릴레이 'APEC 회담' 기다린다

한미·한중·한일 회담 줄줄이…국익 중심 '실용외교' 시험대
트럼프-김정은 회동 가능성 주목…"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

이재명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쿠알라룸푸르=뉴스1) 한병찬 한재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온라인 스캠 범죄 대응 등 아세안과의 실질 협력 성과를 안고 돌아오는 이 대통령은 귀국 직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준비하며 '릴레이 정상외교'를 펼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혜경 여사와 함께 공군 1호기를 탑승해 한국으로 향했다. 1박 2일의 숨 가쁜 일정을 마무리한 이 대통령은 이날 밤 귀국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 개시를 제안하며 연간 교역액 30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한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 양자 회담에서 한국인 대상 온라인 스캠 대응 공동 TF인 '코리아 전담반' 구성에 합의하며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귀국 후에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국내 다자 외교 무대인 경주 APEC 정상회의가 기다리고 있다. APEC 계기 한미·한중·미중 등 정상회담도 연쇄적으로 개최된다. 29일에는 한미 정상회담, 30일에는 미중 정상회담, 내달 1일에는 한중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린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약 두 달 만에 트럼프 대통령과 두 번째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관세·안보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한다.

다만 APEC을 계기로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대통령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투자 방식, 투자 금액, 일정, 손실 부담 등 모든 것이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오현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3차장도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이번에 바로 타결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11년 만에 국빈 방문하는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도 관건이다.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국익 중심 실용 외교'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를 겨냥해 제재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서도 해법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매우 유감스럽고 이해하기 어렵다"면서도 "그럼에도 우리는 미국을 중시하면서도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기본 입장을 계속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와 이 대통령 간 한일 정상회담도 30일 성사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전임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훈풍이 돌았던 한일 관계 역시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APEC 계기 깜짝 북미 회담의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지속해서 밝혀 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2019년 판문점에서 깜짝 북미 정상 회동을 가진 바 있다. 당시 방일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북미 회동을 제안했고 32시간 후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즉흥 만남을 제안하고 북미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이번 APEC 계기에 혹여라도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면서도 "북미가 전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전적으로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지난 26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도착해 도열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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