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관세협상 많은 시간·노력 필요"…'APEC 타결' 신중론(종합2보)

"시간 조금 걸릴 듯, 美 합리성 믿어"…국익 저해 수용불가 입장
"북미 정상 만나면 좋은 일…김정은, 대화가 문제 해결 첫걸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CNN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한재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APEC 정상회의 계기 한미 관세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미국의 합리성을 믿는다. 또 두 나라가 합리적인 합의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입장차를)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며 APEC 정상회의 이후까지 협상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한국에 머물며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인터뷰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과 협상을 마치고 지난 20일 귀국해 이 대통령에게 결과를 보고한 이후인 전날(22일) 진행됐다.

이 대통령이 협상 장기화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은 APEC 정상회의 계기 한미 정상회담에서 타결하는 단기 성과에 급급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국익을 현저히 저해하는 관세 합의안은 '절대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일각에서도 투자 금액을 명시하는 협정문 또는 팩트시트 형태의 문서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장기 경제상황 변화를 예측하기 힘든 만큼 자칫 우리 정부에 두고두고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부와 대통령실 한미 관세 협상팀은 수시로 미국 측과 소통하며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펀드 관련 세부안을 조율 중이다.

우리나라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3500억 달러 선불 요구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미국 정부도 인지했지만, 전체 투자 규모를 유지하며 최대한 높은 현금 비중을 요구하는 입장은 고수 중이다.

우리 측은 연간 150억 달러, 최대 200억 달러 수준 이상은 어렵다는 점을 어필하며 장기간에 걸친 분산 투자로 맞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양국은 150억~250억 달러 수준을 8~10년, 또는 그 이상의 기간에 걸쳐 투자하는 방안 등 여러 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같은 협상 상황과 관련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만약 미국과 북한의 두 정상이 갑자기 만나게 된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 역할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냐는 물음에는 "상대방과 만나 대화하는 것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