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K-게임은 진정한 수출 산업…억압 아닌 기회로 만들어야"

"구더기 생긴다고 장독 없애나…재미도 삶의 중요한 부분"
"게임 과몰입 부작용은 부작용대로 대처하고 해결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동대문구 콘텐츠문화광장에서 열린 디지털토크라이브 '국민의 목소리, 정책이 되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1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스포츠의 날인 15일 K-게임 산업 진흥과 관련해 "게임 과몰입 문제로 일부 국민들이 걱정하는 측면이 있지만 억압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복합 문화 공간인 'PUBG 성수'를 방문해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문화산업 국가로 만들자고 하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문화산업의 중요한 한 부분이 게임산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김정욱 넥슨 대표, 방준혁 넷마블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 게임 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대통령이 게임 산업을 주제로 한 간담회에 참석한 것은 역대 정부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대통령은 "(게임 산업은) 성남시장을 하면서 각별히 관심을 가졌던 분야고 길게 보면 문화산업의 초기 형태인데 정부 정책과 엇박자를 빚으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 것 같다"며 "아직도 그 우려들이 남아있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면 게임 과몰입 문제로 규제해야 한단 생각도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 생각을 해봤다. 제가 어릴 때 만화책 보는 것은 일종의 공부 안 하는 학생들이 하는 행동으로 평가돼서 저도 제 동생이 만홧가게 가서 안 나오면 잡으러 다닌 일도 있고 그렇다"며 "그런데 지금은 만화, 애니메이션, 웹툰이 또 하나의 큰 산업이 돼 있지 않느냐. 지금은 만화 보는 것 가지고 걱정하는 사람이 사실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재밌다 보면 몰입도가 높고, 몰입도가 없으면 게임이 아니다"라며 "너무 재밌으니까 과몰입되는 문제는 있는데, 부작용은 부작용대로 대처하고 해결해 가야 한다. 재밌게 시간을 잘 보내는 것이 중요한 삶의 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게임 산업 진흥이 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장에서 어려움들이 많겠지만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매우 크게 도움이 되는 산업"이라며 "좋은 일자리가 되게 만들어야 하고, 일자리가 많아질 수 있게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동시간 탄력 운영제 얘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양면이 있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청년들이 최소한의 인권이 보장되지 않거나 아니면 소모품으로 사용되고 혹시라도 버려지는 그런 최악의 현상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어떤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일 자체를 포기하면 안 된다. 일 자체가 필요하면 문제를 해결해 가면서 해야 한다"며 "구더기 생기면 구더기 막을 연구를 열심히 해야지 구더기 많이 생긴다고 장독을 아예 없애버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처럼 자원 부족한 나라,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는 게임 수출이 진짜 진정한 수출인 것 같다"며 "어떻게 문화산업 중에서도 게임산업을 진흥할지, 특정 소수가 독점하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기회와 이익을 함께 나누는 좋은 산업으로 만들 것인지 함께 논의하면 좋겠다"고 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