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20분 연설 '3번의 박수'…"흡수통일 않겠다" 북측도 경청

최대 다자무대 유엔총회 데뷔전…대한민국 33번, 평화 25번 언급
태극기 배지 달고 '소년이 온다' 문구 인용…대한민국 '빛의 이정표' 천명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뉴욕=뉴스1) 심언기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대한민국의 국제사회 복귀를 천명했다. 취임 직후 참여 자체에 의의를 둔 G7 정상회의 예열에 이어 사실상 다자무대 데뷔전인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선 3번의 박수가 터져나오며 전 세계 정상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에서 7번째 기조연설자로 연단에 섰다. 이 대통령은 감색 양복 상의 옷깃에 태극기 배지를 달았고, 감색 넥타이에 흰색 사선이 들어간 넥타이를 맸다.

이 대통령은 오후 12시 49분부터 오후 1시 9분까지 20여 분간 준비된 기조연설문을 차분히 읽어내려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33번 언급하며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을 전 세계에 알리는데 주력했다. 이어 △유엔(32회) △평화(25회) △인류(15회) △국제사회(14회) △세계(13회) △민주주의(12회) △미래(11회) △발전(10회) △협력(9회) 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 기조연설에 유엔총회장에는 세 차례 박수가 나왔다. 첫 박수는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했음을 당당하게 선언합니다"라고 말하자 터져나왔다.

이어 북한에 대한 흡수통일·적대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발언과 연설 말미 대한민국의 국제사회 역할을 강조하며 "함께하는 더 나은 미래의 새 길을 향해 우리 대한민국이 맨 앞에서 담대하게 나아가겠다"고 말하면서 또 한번 박수가 나왔다.

북한 측 인사들도 이 대통령의 연설에 촉각을 기울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측 좌석에 연설 내내 1~2명의 인사가 앉아 경청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에 실린 문구를 인용한 대목도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라는 문장을 읊으면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말처럼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을 함께할 모든 이들에게 '빛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