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는 얼마"…李대통령 부부, 부국제 찾아 영화 관람·GV 참석(종합)

李, '침팬지' 감독 이종필 향해 "포렌식 하면 나오나" 농담도
"튼튼히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김 여사 "땀·열정 배어있어"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부산국제영화제 공식상영작 '극장의 시간들'을 관람한 뒤 감독과 배우에게 질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기억인지 현실인지 본인도 헷갈린다고 하니까, (동물원으로부터) 답변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거 포렌식 하면 나옵니까?"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이날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영화제 공식 상영작 '극장의 시간들'을 관람하고 관객과의 대화(GV)에도 참여했다.

극장의 시간들은 이종필 감독의 '침팬지'와 윤가은 감독의 '자연스럽게'를 앤솔로지(선집) 형식으로 엮은 영화다. 이 대통령은 GV 중 이 감독에게 이같이 농담 섞인 질문을 던지는 등 감독·배우·관객들과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이 대통령에 앞서 이 감독에게 질문한 관객이 '실제로 (동물원)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고 하시니 답변을 들으셨나'라고 묻자, 이 대통령은 웃으며 김 여사에게 "나도 그거 물어보려고 했는데"라고 하기도 했다. 한 관객은 GV 중 "살다 살다 대통령님과 같이 (영화를) 봐서 영광이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후 4시 50분께 영화관에 도착해 이종필·윤가은 감독을 비롯해 부국제 박광수 이사장·정한석 집행위원장, 배우 김대명·고아성·홍사빈 배우를 만났다.

이 대통령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채 검은색 정장에 하늘색 셔츠를 받쳐 입은 차림이었고, 김 여사는 베이지색 원피스에 같은 색 구두를 신었다.

이 대통령은 박 이사장이 부국제 30주년 기념우표를 전달하자 김 여사와 함께 유심히 살펴본 뒤 "따로 보관하자"고 말했다. 김 여사는 김대명 씨를 보고 "(얼굴이) 너무 홀쭉하신데요"라며 인사를 건넸고 이 대통령은 김 여사에게 "나 보고 (관계자가) '배우 이름 아느냐'고 한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 부부가 상영관에 입장하자 예상치 못한 상황에 관객들은 깜짝 놀란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스크린을 기준으로 6번째 줄 가운데 자리에 박 이사장 등과 착석했다.

착석하기 전 이 대통령은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이 대통령은 자리에 앉은 후 박 이사장에게 "방문객 많아요?"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박 이사장은 "매진 비율은 최고"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GV에서 이 감독에게 "제작비가 너무 적었다고 하는데 본인한테 할당된 제작비는 얼마였냐"면서 영화 산업에 대한 관심도 표했다.

이 감독이 "7000만 원"이라고 하자 이 대통령은 "요즘 영화 제작 생태계가 많이 망가졌다고 하는데"라고 걱정의 목소리를 냈다. 이 감독이 이에 '항상 돈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다시 답하자 이 대통령은 "응원한다"고 했다. 이어 "좀 더 관심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0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부산국제영화제 공식상영작 '극장의 시간들' 관람에 앞서 기념우표 설명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김 여사의 질문도 있었다. 김 여사는 "땀과 열정이 배어있는 영화를 감독님들, 배우분들과 함께 보니 가슴이 떨린다. 너무 감사드린다"며 "너무 재미있게 잘 봤다. 궁금한 점이 있는데 감독 두 분께서는 어떤 인연이 있어서 함께하게 된 것이냐"고 했다.

윤 감독은 이에 "꿈에 그리던 선배 감독님"이라며 "출세했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 감독은 "항상 마음속에서 (같이 일하길) 꿈꿨고 꿈을 이뤄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행사 말미에는 사회자의 요청으로 무대에 올라 인사했다.

이 대통령은 "이사장님께서 예년보다 훨씬 많은 관람객이 오고 있다고 하던데 외부에서 오신 분들이 많군요"라며 "사실 영화는 일종의 종합 예술이고 여기에 생계를 의존할 수 있는 사람이 상당히 많아서 하나의 산업으로서도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 영화 제작 생태계가 매우 나빠지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 정부에서도 영화 산업을 근본에서부터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충분히 지원하고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오후 6시 30분께 상영관에서 나온 뒤 부국제를 찾은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사진도 찍었다. 한 남성 관객은 이 대통령에게 "오늘 영화 어떻게 보셨냐"고 묻고 이 대통령이 "재미있게 봤다"고 하자 "한국 영화, 지원 좀 많이 해주십시오"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올해는 1996년 처음 개최된 부산국제영화제가 3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라며 "대통령 내외의 영화제 참석은 우리 영화 산업과 영화인들을 향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