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앞 '트럼프·협치·민생'…'취임100일' 신발끈 죈다

1기 내각·참모진 진용 마무리 수순…당정 '삐걱' 협치 '?'
韓억류사태·한일관계 다시 미궁…100일 회견 입장표명 주목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지난 6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임 선서를 마치고 나와 잔디광장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2025.6.4/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기점으로 한 국정 분위기 쇄신 방안에 골몰하고 있다. 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임기를 시작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를 거울 삼아 참모진 개편과 민생경제 행보 등으로 국정 동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한미·한일 관계 등 대외적 변수가 중첩되는 상황 속 여야정 관계설정, 민생경기 회복, 신산업 육성 및 노사관계 조율 등 산적한 현안을 풀어낼 청사진을 제시하며 다시 한번 국정 운영의 끈을 조일 전망이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강훈식 비서실장은 인사수석 신설을 기점으로 대통령실 소폭 직제개편을 진행 중이다. 차관급 수석 1자리가 신설되며 대통령실은 3실장·1보좌관·8수석·3차장 체제로 조정되고, 50명의 비서관급 인사는 소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직제 개편은 직전 윤석열 정부의 각종 인사개입 의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장차관 및 수석·비서관 낙마 사례 등을 경험하며 인사검증 시스템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성도 배경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을 오랜 기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경기·성남 측근 그룹이 인사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 우려를 의식한 시스템화 작업이란 분석도 나온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전날 인사수석 신설 발표 직전까지 이를 극비에 붙여 극소수 인사들만 사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실장은 "인사위원장은 계속 제가 된다"고 강조하면서 "공직 사회 전반의 새로운 변화와 좀 더 꼼꼼한 인사 추천을 내부적으로 받기 위해서 선택한 결과"라고 했다.

'정부조직법·개혁입법' 與 일방 질주…"대통령실 불편한 기류"

얼개를 갖춰가는 정부조직법과 개혁 입법 추진도 이 대통령 임기초 국정 운영의 중대 변곡점으로 꼽힌다. 다만 여당과 입법 속도를 두고 불협화음이 노정되는 상황은 잠재적 불안 요소로 지적된다.

행정부를 통할하는 대통령실은 정부조직법 및 부수법안 입법 과정에서 국정철학에 맞는 최적의 조직 구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에 동의하지만, 논의 과정에 적극 참여하며 목소리를 내려는 움직임을 보여 대통령실과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검찰·언론 등을 겨냥한 개혁입법 역시 당이 앞서나가고 대통령실이 끌려가는 모양새로 흐르면서 당정대 관계가 삐걱대는 모습이 표출되기도 했다.

야당과 관계설정에 있어서도 '협치'를 강조하는 이 대통령과 집권 후에도 '내란 척결' 강경 구도로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여당의 엇박자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여권 한 핵심 관계자는 "목소리 큰 의원들이 밀어붙이고, 당 지도부가 이를 제어하기 보다 동조하는 듯한 모습은 아슬아슬해 보인다"며 "대통령실 안에서도 이에 불편해하는 기류가 상당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같은 여야정 상황을 종합 고려해 100일 기자회견에서 여당과 관계설정 및 야당과 협치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히며 국정 주도권을 쥐는 방안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리스크 지속·민생현안 산적 과제…"국정방향 설명할 것"

논란이 불거진 국내외 현안에 관한 해결책 및 대안 제시도 관건이다.

관세협상 및 방위비 인상 문제를 둘러싼 한미 관계 우려는 끊이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으로 봉합되는 듯 했지만 현지 우리 근로자들 억류 사태가 변수로 떠올랐다.

셔틀외교 복원으로 주목받은 한일 관계 역시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 사퇴로 다시 주춤하는 모습이다. 특히 자민당 내 대표적 극우 인사인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집권 시 다시 경색국면이 예상된다.

국내적으로도 시급한 민생경제 회복 방안과 장기 부동산 대책, 신산업 육성 및 노사 대립구조 해소 등 현안이 산적하다. 세부 사안 중에선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설정에 관한 명확한 정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는 11일 기자회견에서 국정 현안 전반에 관한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이규연 홍보수석은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회견을 통해 향후 성장을 위한 정부의 국정 방향을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