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 잘 끼운 '3박 6일' 美·日 순방…후속 논의는 곳곳 암초

한미 정상회담, 트럼프 친밀감 구축·비서실장 핫라인 개설 성과
美 '민감 의제' 불확실성 여전…日 '과거사·수산물'도 과제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취임 후 첫 양자외교 무대인 일본·미국 순방 일정을 마친 후 귀국길에 올랐다. 3박 6일간의 강행군에서 한미 협력 강화와 한일 셔틀외교 복원이라는 큰 틀의 성과를 거뒀지만, 후속 협상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한미 간에는 '안보 청구서'와 '농수산물 시장 추가 개방', '대미 투자 펀드 구체화'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고, 일본과는 미뤄뒀던 과거사 문제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규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숙제도 안고 있다.

한미 "정상 간 신뢰 구축 큰 성과"…핫라인 구축도 주목

최대 난관으로 꼽혔던 한미 정상회담은 우려와 달리 긍정적으로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정상회담 직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메시지' 등 전방위 압박이 거셌지만, 이 대통령이 칭찬 공세로 '친중 정부'라는 미국 내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신뢰 관계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양 정상이 북한 문제 해결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도 큰 성과로 꼽힌다. 공통의 관심사를 통해 친밀감을 쌓을 뿐 아니라 노벨 평화상 수상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대통령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인식까지 심어줬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양 정상의 신뢰 관계 구축이 가장 큰 성과"라며 "관세 협상에서도 추가 요구가 없었다는 점도 성과로 볼 수 있다. 한미 관계가 새로운 경제 협력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실 비서실장 간 핫라인 개설이라는 성과도 주목할 부분이다. 강훈식 비서실장과 수지 와일즈 백악관 비서실장은 양국 정상회담 직전 먼저 회동을 갖고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논의를 위한 핫라인을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의 대통령실 최고위급이 협력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한 만큼 향후 지속될 한미 관계에서도 중요한 대화 채널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첫 단추는 잘 끼웠지만…'주한 미군·농수산물' 후속 과제로

한미 협력의 토대를 다지는 성과를 남겼지만, '구체적 숫자'와 '디테일'은 앞으로 채워야 할 과제로 남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나 농수산물 시장 추가 개방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역시 구체적인 조성과 운영 방식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그조차도 얘기가 안 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했지만 국민적 우려가 큰 의제에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한 점도 분명하다. 실제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정상회담 직후 "미국은 시장 개방을 원한다"고 강조한 대목은 이러한 과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알래스카 가스전에 대한 한국 투자도 과제로 남아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합작사업을 통해 에너지 사업을 개발할 것"이라는 조율되지 않은 발언으로 압박에 나서기도 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경제·통상적으로는 해결된 게 없는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대미 청구서만 받아왔다. 미국으로부터 얻어낸 게 없다는 측면에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치열하게 협상했지만 통상과 안보 부분에서는 이견이 아직 존재하는 것 같다"며 "국익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합의를 할 수 없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럼에도 화기애애하게 회담이 끝난 것은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소인수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금지) 2025.8.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한일 정상회담, 셔틀 외교 복원 성과…과거사 논의는 암초

방미에 앞서 일본을 먼저 방문한 이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두 번째 정상회담을 통해 정치·경제·안보·사회·환경 제반 분야에 걸친 5대 협력 구상을 천명했다. 한일 셔틀외교도 복원했다.

다만 양국 국민들의 시각차가 큰 과거사 문제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규제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이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아 향후 협력 단계에서 암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과거사 논의와 관련 "과거 문제에 대한 논의는 꽤 상당 기간 할애돼 있었다"면서도 "이번 방문은 준비 기간이 아주 짧았던 방문이고, 셔틀외교를 복원한다는 데 주안점을 두면서 추진했고, 방미에 연결돼 준비했기 때문에 방미와의 합의점이 많다"고 말했다.

일본산 수산물 문제와 관련해서도 "이시바 총리의 말씀은 그런 문제를 포함한 관심사를 표명한 것은 있었다"면서도 "구체적, 세부적으로 다뤄지지 않았고 구체적 협의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bchan@news1.kr